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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스타일을 만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 샤오치

바야흐로 라이프스타일의 시대입니다. 범람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은 모두의 일상에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찾기 이전에 ‘라이프스타일’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볼 일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즉 생활양식은 말 그대로 일상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누군가의 일상을 담는 양식이기 때문에 매일을 보내기에 편안해야 하고, 동시에 매일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타이베이의 ‘샤오치(Xiaoqi)’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진의를 살린 브랜드입니다. 작은 그릇 매장으로 시작한 샤오치는 안목으로 정체성을 만들고, 정체성을 기반으로 확장하고, 더 큰 확장을 위해서는 외부 역량을 활용합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정석을 보여 주는 듯합니다.


대만에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포문을 연 브랜드는 VVG입니다. VVG는 1999년에 타이베이의 동쪽 번화가 동취(東區)에서 ‘VVG 비스트로(VVG Bistro)’라는 이름의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첫 시작을 했습니다. 이후 VVG는 VVG 비스트로에서 서양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던 경험을 살려 케이터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힙니다. 사업 영역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케이터링 사업의 고객들을 보면 연결 고리가 보입니다. 프랑스의 대표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Louis Vuitton)을 첫 기업 고객으로 맞이했고, 뒤이어 샤넬(Chanel), 구찌(Gucci), 셀린느(Celine)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VVG의 고객이 됩니다. VVG가 어떤 비즈니스를 어떻게 했길래 이런 브랜드들을 초기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 VVG의 첫 번째 매장인 VVG 비스트로의 모습입니다.

 

VVG는 ‘VVG 케이터링(VVG Catering)’이라는 이름으로 신상품 런칭, 패션쇼, 귀빈 초청 등 큼직한 행사들이 많은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행사에 필요한 각종 식음료를 제공합니다. 이 때 제공하는 다과나 음료에 디자인을 입혀 각 브랜드의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쿠키 하나, 컵케잌 하나도 허투루 만드는 법이 없습니다. 브랜드의 로고는 물론, 대표 제품을 형상화한 음식으로 기업 고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사람들이 선망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의 주요 행사에서 역량을 발휘하자 각종 행사에서 VVG를 찾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VVG는 현재까지 수백 개의 고객사들과 호흡을 맞추며 1만 3천 건 이상의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 VVG가 샤넬의 옷, 립스틱 등의 디자인을 본 떠 만든 다과입니다. ⓒVVG

 

사업 초기부터 명품 브랜드들을 고객사로 유치한 VVG는 자연스럽게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이런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호텔, 서점, 편집숍, 빵집, 카페 등 라이프스타일과 접점이 있는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확장해 왔습니다. 부티크 호텔인 ‘VVG 비비플러스비(VVG BB+B)’, 서점인 ‘VVG 썸띵(VVG Something)’, 이탈리안 레스토랑 및 편집숍인 ‘VVG 씽킹(VVG Thinking)’ 등이 대표적입니다. VVG가 운영하는 10여 개의 매장들은 마치 시리즈물처럼 VVG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각각의 영역에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입니다.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뽑힌 VVG 썸띵의 모습입니다. 일반적인 서점과 달리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누군가의 서재를 구경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 VVG에서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자 편집숍인 VVG 씽킹입니다.

 

VVG의 매장들은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르네상스, 다빈치 등 서양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곳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매장의 컨셉도 ‘프렌치 시크(French chic)’, ‘빈티지 시크(Vintage chic)’, ‘모던(Modern)’ 등을 표방한 곳이 대부분이며, 매장의 가구, 소품, 메뉴 등에서 이국적인 요소들을 다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선조격인 VVG가 등장한 이후, 대만에는 서구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는 브랜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주로 추구하는 서구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닮고 싶은 라이프스타일로 인정받는 듯 하지만, 그런 선입견을 깨고 등장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타이베이의 중산(中山)에 자리잡은 ‘샤오치(小器, Xiaoqi)’입니다.

 

생활용품을 파는 ‘생활용품’

 

샤오치는 ‘생활용품’이라는 의미의 중국어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샤오치는 그릇, 컵 등의 일상적인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편집숍입니다. 샤오치가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들로, 소박하면서도 동시에 심미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샤오치는 일본 특유의 미의식을 반영한 생활용품들을 중심으로 이국적 세련미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존재감을 갖습니다. 2012년에 첫 매장을 연 샤오치는 업력이 무색하게 차별화된 정체성을 바탕으로 ‘동취에 VVG가 있다면, 중산에는 샤오치가 있다’고 평가받으며 VVG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샤오치는 군더더기 없는 이름만큼이나 시작도 소박합니다. 14년 간 도쿄의 에비수와 다이칸야마에서 거주했던 샤오치의 창립자는 도쿄에서 거주할 당시에도 그릇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생활 용기들을 세심하게 골라 썼습니다. 대만으로 돌아온 이후 일본에서 사용했던 그릇들과 비슷한 것들을 찾고자 했으나 마땅한 것들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그릇들을 일본에서 수입하기로 결심했고, 이것이 샤오치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샤오치는 중산의 츠펑(赤峰) 거리에 첫 번째 매장을 냅니다. 츠펑 거리는 중산역 바로 옆의 작은 골목길입니다. 작은 그릇 매장이었던 1호점으로 시작해 츠펑 거리에 여러 지점을 내더니, 현재는 츠펑 거리를 넘어 타이베이와 타이중 곳곳에서 1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업 영역 또한 식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전방위적인 영역으로 확장했습니다. 안정적으로 사업의 그릇을 키우며 중산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샤오치의 발자취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1. 시작의 전략: 규모가 아닌 안목으로 편집한다

 

츠펑 거리에 있는 샤오치의 매장들은 하나같이 규모가 작습니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감도 높은 안목으로 큐레이션한 제품들 덕분에 샤오치 매장에 발을 들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먼저 샤오치 1호점인 ‘샤오치 파크(Xiaoqi Park)’점은 일본 그릇 편집숍입니다. 기능적 요소와 심미적 요소가 균형감 있게 어우러진 제품들은 우아한 매장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또한 매장 직원들은 고객이 먼저 묻는 질문에는 친절히 답해 주지만, 지나친 접객은 지양합니다. 덕분에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제품 하나 하나를 마치 예술 작품 보듯 천천히 음미하며 제품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데에는 센스있는 디스플레이도 한 몫합니다. 같은 디자인의 제품들을 색깔에 따라 배열한다든지, 재고의 높낮이와 디자인을 고려하여 배치하는 등 제품의 배열에 담긴 고민과 정성이 그릇들의 매력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줍니다.

 

 

<<< 샤오치 파크에서 판매하는 그릇들입니다. 아기자기한 일본풍 그릇들이 시선을 끕니다.

 

물가가 높은 일본에서 그릇을 수입하다보니, 샤오치 제품들의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샤오치는 비싸게 보일 수 있는 가격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매장 오픈 초기에는 SNS 채널을 통해 가격 책정 방식을 공개했습니다. 샤오치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에 일본에서의 정가는 물론이고 포장비, 운송비, 세금 등의 비용 구조도 함께 적어 둔 것입니다. 마진율을 20~30% 정도로 책정하고 가격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한 결과, 소비자들 사이에 ‘아름다운 일본 식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소박한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샤오치의 안목과 가격 구조에 공감하고 기꺼이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아져 더 이상 가격 구조를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본에서 수입한 그릇들을 판매하는 일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샤오치는 오리지널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샤오치의 자체 제품인 ‘플러스 타이완(+t)’ 시리즈는 일본과 대만의 문화에서 받은 영감으로 만든 감각적인 생활 용품입니다. 일본과 대만 국적의 도예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등과 협업하여 컵, 그릇, 에코백 등을 제작합니다. 대만 사람들에게 익숙한 12가지 열대 과일, 황도십이궁에 속하는 12가지 동물의 일러스트 등을 일상적인 용품들에 입혀 친근한 감성의 제품을 만듭니다. 일본 그릇을 수입하며 꾸준히 길러온 안목에 대만의 로컬 감성까지 더하니 샤오치의 스테디 셀러가 됩니다.

 

<<< 샤오치의 자체 제작 라인인 플러스 타이완 제품들입니다.

 

#2. 확장의 전략: 교집합으로 넓히고 일관성을 입힌다

 

일본 나가노 현에 있는 작은 마을 하쿠바에는 특별한 호텔이 하나 있습니다. 덴마크 가구 거장 핀 율(Finn Juhl)의 가구를 호텔 구석구석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하우스 오브 핀 율(House of Finn Juhl)’입니다. 핀 율 가구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원 콜렉션(One Collection)’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객실, 라운지, 바 등이 핀 율의 아이코닉한 가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호텔은 숙박객들이 핀 율의 미학적이고 안락한 가구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고객이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 사용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제품의 가치를 더욱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릇도 마찬가지입니다. 식생활 속에서 경험하면 그 제품의 가치를 더 생생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샤오치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그릇을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샤오치 파크 바로 옆에 ‘샤오치 키친(Xiaoqi Kitchen)’을 오픈합니다. 샤오치 키친은 일본 가정식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샤오치 파크에서 취급하는 일본 식기들에 요리를 담아 줍니다. ‘일본 그릇’이라는 교집합을 토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사람들이 샤오치가 큐레이션한 그릇들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소박하고 따뜻한 일본식 한상 차림에 활용된 샤오치의 그릇을 경험하고 나면, 샤오치의 그릇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이 됩니다. 그 어떤 디스플레이나 광고보다도 효과적입니다. 샤오치 키친 이후에는 ‘일본 요리’라는 교집합을 두고 약 50미터 거리에 요리 학원인 ‘샤오치 쿠킹(Xiaoqi Cooking)’을 열기도 합니다. 이처럼 샤오치는 기존 비즈니스와 신규 비즈니스 간의 공통 분모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갑니다.

 

 

<<< 샤오치 키친에서는 샤오치 파크에서 판매하는 그릇들을 사용해 소박한 일본 가정식을 선보입니다.

 

<<< 물컵까지 샤오치 파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사용합니다.

 

그릇 매장, 식당, 요리 학원을 개점한 이후에는 사업 영역을 다이닝 라이프에서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로 넓힙니다. 그릇뿐만 아니라 일본 예술가들과 공예가들이 만든 도자기 제품, 옷, 바구니 등의 생활용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샤오치 갤러리(Xiaoqi +g)’를 오픈합니다. 기존 매장들과 ‘일본 생활 용품’이라는 교집합을 가지면서도, 갤러리의 형태를 띄어 생활용품이 가진 심미적 가치를 보여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기적으로 일본 예술가들과 공예가들을 초청하여 전시를 열기도 합니다. 기존 매장과의 교집합을 활용하여 취급하는 품목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예술적 요소를 가미해 일상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 샤오치 갤러리에서는 일상적인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 생활용품을 전시하고 판매합니다.

 

다양한 영역의 매장들을 운영하다보면 자칫 브랜드 정체성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샤오치는 시각적, 지리적 일관성으로 오히려 매장을 늘릴 수록 브랜드 정체성에 힘이 더해집니다. 샤오치의 매장들은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샤오치’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모든 매장을 관통하는 몇몇 요소들을 유지합니다. 먼저 모든 매장의 문은 나무 창틀과 투명한 유리로 이루어져 매장 밖에서도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매장의 문 앞에는 상점별로 다른 색깔의 린넨 천을 매달아 매장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그 위에는 샤오치 또는 해당 매장의 로고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매장 내부는 흰색 벽과 나무로 만든 선반을 활용하여 업종에 상관없이 통일성 있는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외관에서부터 내부까지 샤오치 매장으로서의 공통된 인상을 연출하는 것입니다. 샤오치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지리적 일관성입니다. 샤오치의 초기 매장 6개가 모두 츠펑 거리를 중심으로 모여 있습니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매장들이 한 거리에 모여 있으니 브랜드 정체성이 공고해지는 것은 물론, 거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납니다.

 

 

<<< 샤오치 키친(우)은 샤오치 파크(좌)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른 매장이지만 샤오치의 로고가 그려진 린넨 천을 활용해 한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매장임을 암시합니다.

 

#3. 레버리지의 전략: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편집한다

 

생활 양식이라는 개념은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도 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샤오치는 각각의 제품을 직접 큐레이션하는 것을 넘어 일본 현지 브랜드를 수입하기도 합니다. 한두 개의 제품이 아닌 브랜드 전체를 들여오니 직접 상품을 기획하거나 편집하는 공수가 줄어들면서 동시에 사업군을 효과적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샤오치는 자신과 결을 같이 하는 브랜드들을 선별해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외부의 정체성을 영민하게 활용합니다.

 

3개 층으로 운영되는 샤오치의 ‘츠펑28(Chifeng28)’은 샤오치가 수입하거나 입점시킨 일본 브랜드들의 쇼룸 역할을 합니다. 1층에는 일본인 플로리스트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네틀 플랜츠(Nettle Plants)’라는 식물 가게가 있습니다. ‘플라워(꽃)’가 아닌 ‘플랜츠(식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금방 시들어 버리는 꽃보다는 일상 속에서 오랫 동안 가꾸며 즐길 수 있는 식물들을 위주로 판매합니다. 2층은 도쿄의 요요기 우에하라에 본점을 두고 있는 생활용품 편집숍인 ‘라운드어바웃(Roundabout)’이 입점해 있는데, 편안한 일상에 온기를 전하는 패브릭 제품, 문구류, 식기 등의 생활용품을 큐레이션합니다. 두 브랜드 모두 일상에 풍요를 더한다는 점에서 샤오치와 뜻을 함께 합니다.

 

 

<<< 츠펑28의 입구입니다. 네틀 플랜츠의 초록색 식물들이 매장 밖에서부터 고객들을 맞이합니다.

 

<<< 츠펑28의 1층에 위치한 네틀 플랜츠입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이 식물들을 가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츠펑28의 2층에 위치한 라운드어바웃입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따뜻한 감성의 제품들을 판매합니다.

 

3층은 일본의 수제 도자기 브랜드인 ‘스튜디오 엠(Studio m’)’의 쇼룸으로 운영합니다. 스튜디오 엠은 도자기의 원료에 따라 모든 제품에 1~9번까지 숫자를 붙여 구분합니다. 원료의 특성에 따라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여부 등 취급 시 주의사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그릇 하나도 소중히 다루는 스튜디오 엠의 세심함이 샤오치와 닮아 있습니다. 스튜디오 엠의 쇼룸은 그릇 매장 이상의 공간입니다. 일상의 부엌을 재현한 제품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상적인 부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반에 제품을 진열하는 것은 기본이고 싱싱한 식물, 빈티지 냉장고, 원목 테이블, 물병 등의 소품을 활용해 부엌을 연출하며, 스튜디오 엠의 머그컵, 그릇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합니다. 감각적인 부엌을 꿈꾸는 고객이라면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울 공간 구성입니다. 스튜디오 엠의 쇼룸을 마련한 샤오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 츠펑28의 3층에 위치한 스튜디오 엠의 쇼룸입니다. 포근한 부엌 공간을 연출하고, 그 구성요소로서 제품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샤오치 갤러리 맞은편에 위치한 일본 과실주 편집숍인 ‘샤오치 우메슈야(Xiaoqi Umeshuya)’도 과실주 전문가의 역량을 빌려 운영하는 곳입니다. 샤오치 우메슈야는 일본 전역에서 생산한 100가지 이상의 일본 과실주를 취급하는데, 모든 술들은 오사카의 우메슈야에서 조달합니다. 일본 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판매하는 술의 특징을 향, 신맛, 끝맛, 도수, 단맛의 5가지로 구분하고 방사형 차트로 표현하여 술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또한 다양한 일본 과실주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계절과 재고 상황에 따라 무료 시음용 술을 3~4가지 정도 늘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음용 술을 요청하면 얼음까지 띄워 정성스럽게 접객을 합니다. 일본 술은 샤오치가 독자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려운 영역이지만, 8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우메슈야의 역량과 브랜드를 레버리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파트너사의 역량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영역을 확장한 샤오치의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 일본 과실주 편집숍인 샤오치 우메슈야입니다.

 

<<< 과실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방사형 차트를 보며 각 과실주의 맛과 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샤오치 우메슈야에서는 계절과 재고 상황에 따라 3~4가지 술을 무료로 시음해 볼 수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골목에 스타일을 만들다

 

철공소 옆 카페, 자동차 부품가게 옆 빵집, 기계 수리점 옆 옷가게. 샤오치의 매장들이 들어서 있는 츠펑 거리의 모습입니다. 감각적이고 아늑한 상점들과 거칠고 투박한 느낌의 공업사들이 의외의 조화를 이룹니다. 츠펑 거리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지만 현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보다는 수십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츠펑 거리의 건물들은 대부분 높이도 낮고, 외관도 낡아 있습니다. 또한 오래 전부터 츠펑 거리에 자리잡은 터줏대감들부터 세월의 흔적을 존중하며 조심스레 자리를 튼 가게들이 서로 어울리게 건물의 공간을 채우며 빈티지한 매력을 뽐냅니다. 츠펑 거리가 이렇게 흥미로운 동네로 변하게 된 데에는 샤오치의 역할이 큽니다.

 

샤오치가 츠펑 거리에 첫 번째 매장을 낼 때만 해도 이 곳은 철공소, 자동차 부품 가게 등으로 가득했습니다. 문화를 소비할 장소로는 적절하지 않은 동네였습니다. 그러나 가까이에 공원도 있고, 중산역과도 멀지 않은 지리적 이점을 알아 본 샤오치는 1호점의 위치로 과감하게 츠펑 거리를 선택합니다. 샤오치의 감도 있는 매장이 생기자 츠펑 거리 특유의 고전적인 분위기는 재평가 받기 시작합니다. 공예가, 파티시에, 바리스타 등의 젊은 사람들이 츠펑 거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제 츠펑 거리는 트렌디한 감성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츠펑 거리와 이질적이었던 샤오치의 첫 매장이 츠펑 거리의 변화를 만든 시작점이긴 하지만, 첫 매장의 등장만으로 츠펑 거리의 변화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첫 매장 오픈 이후 샤오치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츠펑 거리는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샤오치는 오픈 초기에 일본 그릇들을 신중하게 큐레이션하는 것은 물론, 손님들이 특정 그릇을 요청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수입해 판매했습니다. 고객의 작은 피드백 하나도 흘려 듣지 않고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 단골 손님들을 꾸준하게 불러 모은 것입니다. 또한 추가 매장을 오픈하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츠펑 거리를 벗어나지 않았기에 샤오치의 여러 매장들이 뿜어내는 존재감이 생겼고,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츠펑 거리로 모여들었습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자리가 매장을 만들지만, 샤오치의 경우에는 매장이 자리는 물론이고 거리까지 만들었습니다. 결국 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장의 존재감입니다.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여행을 여행답게 만듭니다.”

여행의 묘미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계획한 일정을 숙제하듯 소화할 때가 아니라, 뜻밖의 상황을 느닷없이 마주칠 때입니다. 예정에 없었던 대화, 있는 지도 몰랐던 공간, 상상하지 못했던 제품, 경험하기 어려웠던 현상, 기대하지 않았던 디테일 등이 여행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 계획을 세우는 건 중요하지만, 우연이 끼어들 여지를 남겨둘 필요도 있습니다.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여행에서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선물해 준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자, 계획할 수 없었기에 더 소중한 여행의 조각입니다.

 

참고문헌

 《타이베이 쇼핑》

 샤오치 홈페이지

 스튜디오 엠 홈페이지

 好樣VVG

 Xiaoqi in Taip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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