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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개업하는 레스토랑 – 테이스트 키친

홍콩에는 매달 개업하는 레스토랑 ‘테이스트 키친(Taste Kitchen)’이 있습니다. 가게가 망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셰프를 키우기 위해서 바꾸는 상시 팝업 레스토랑입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매달 새로운 셰프가 차별화된 컨셉으로 실험적인 메뉴를 선보입니다. 달마다 성장 가능성을 지닌 레스토랑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셈입니다. 살인적인 임대료로 유명한 홍콩에서 주방설비를 갖춘 30여 석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셰프들에게 큰 힘이 되는데, 또 다른 차별적 혜택도 있습니다. 테이스트 키친을 운영하는 F&B 컨설팅 에이전시 ‘트윈스 키친(Twins Kitchen)’의 컨설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테이스트 키친이 공간과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홍콩 최초의 레스토랑 인큐베이터를 자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각국을 대표하는 외식업체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스타벅스를 누가 들여왔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한국에는 신세계가, 일본에는 사자비 리그가, 중국 남부에는 막심스(Maxim’s)가 스타벅스를 들여왔는데 모두 업계 1~2위를 다투는 거물급이거나 외식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곳입니다. 스타벅스는 보통 현지 파트너를 선정해 해외로 진출하는데, 중국 남부에서는 홍콩 기업인 막심스와 함께했습니다. 일찍이 막심스가 홍콩에 스타벅스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데 이어 싱가폴, 마카오,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스타벅스를 안착시키는 등 공로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범국가적 통솔력이면 중국이라는 크고 복잡다단한 시장을 맡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스타벅스 뿐만이 아닙니다. 잇푸도, 쉐이크쉑, 치즈케이크 팩토리, 겐키 스시 등 이름난 글로벌 브랜드들을 막심스가 들여왔습니다. 이외에도 제이드 가든, 페킹 가든, 심플리 라이프 등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인수한 외식 브랜드가 70여 가지로 총 1,3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여기에 11개 공항에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가히 레스토랑 제국이라 부를만 합니다.

 

막심스는 1956년에 설립된 전통의 강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오래되었다고 푸드 캐피털 홍콩에서 외식업계의 왕좌를 거머쥔 것은 아닙니다. 원래 ‘막심스’라는 브랜드 하에 전통 중국요리를 서양식 서비스로 제공했지만, 1990년대 들어 이 컨셉은 더 이상 먹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현지에서 먹는 것과 같은 맛과 서비스로 제공한다’로 방향성을 다시 세우고, 이후 출시하는 브랜드명에서 과감히 ‘막심스’를 뗐습니다. 이어 일식, 베트남식, 태국식 등으로 음식의 국적을 다양화하고,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고, 직접 해외로 진출하는 등 막심스 제국의 국경을 확장했습니다. 현재는 2000년대 들어 새롭게 런칭한 비(非)막심스 브랜드의 매출이 절반을 차지합니다. 새롭게 수립한 방향성이 완전히 자리잡은 것입니다.

 

막심스만큼의 제국적 레스토랑 그룹은 아니지만 참신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홍콩의 레스토랑 그룹이 있습니다. ‘트윈스 키친(Twins Kitchen)’입니다. 직영 매장은 5개 뿐이지만 음식 종류와 운영 방식이 제각각인 수십 여개 매장이 트윈스 키친의 영향력 하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트윈스 키친의 영향권을 넓히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는 레스토랑이 바로 ‘테이스트 키친(Taste Kitchen)’입니다.

 

 

 

#1. ‘실험’하는 레스토랑

홍콩은 늘 새로움을 탐닉합니다. 어지간한 핫플레이스도 첫 몇 달 반짝 붐비다가 이내 관심 밖으로 밀려납니다. 이런 현상은 소셜 미디어, 특히 인스타그램의 발달로 더 가속화되었습니다. 레스토랑의 생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테이스트 키친은 매달 새롭게 다시 태어납니다. 상시 팝업 레스토랑이기 때문입니다. 테이스트 키친에서는 매달 새로운 셰프, 다이닝 컨셉, 메뉴를 선보입니다. 2017년 12월에 오픈한 이후 2019년 3월까지 타이, 프렌치, 비건, 디저트 등 14개의 서로 다른 레스토랑을 열었습니다.

 

<<< 매장 내부는 와인 라벨 디자인을 모아둔 ‘와인 라벨 라이브러리’ 컨셉으로 인테리어되어 있습니다.

 

상시 팝업 레스토랑이면 백화점의 식품관처럼 지금 이순간 홍콩에서 가장 핫한 레스토랑을 발빠르게 선보이는 걸까요? 단순히 유행을 선도하려는 목적으로 팝업이라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 아닙니다. 홍콩 최초의 레스토랑 인큐베이터 테이스트 키친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뜨거워질 가능성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해 젊고 전도 유망한 셰프와 레스토랑 브랜드에게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이 기회의 장에 다양한 메뉴만큼이나 갖가지 사연을 가진 레스토랑이 참여합니다.

 

신인 셰프가 데뷔 무대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10여 년간 호주 시드니에서 파티쉐이자 파인 다이닝 디저트 셰프로 경력을 쌓았지만 홍콩에서는 신인에 가까웠던 클레어 킴(Claire Kim)은 테이스트 키친에서 팝업을 열어 ‘끌레르 드 루네(Claire de lune)’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심지어 직업 셰프가 아닌 맛집 파워 블로거 개리 수엔(Gary Suen)이 4일간 짧게 팝업을 연 적도 있습니다. ‘지망생 시리즈(Aspirant Series)’로 이름 붙인 이 팝업에서 개리는 실험적이고 참신한 레시피를 선보였고, 블로그의 인기만큼이나 4일 내내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 광동식 프렌치를 주력으로 하는 루츠 이터리가 새롭게 지중해식 메뉴를 선보였던 8번째 팝업입니다.

 

이미 자체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거나 유명 레스토랑의 메인 셰프이지만, 새로운 브랜드나 메뉴를 테스트하고자 할 때도 테이스트 키친을 활용합니다. 테이트(Tate), 하우드 암즈(Harwood Arms) 등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셰프 윙고 헝(Wingo Hung)은 홍콩에서 난 로컬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선보이는 ‘+852 – What can our land offer?’이라는 팝업을 진행했습니다. 또, 광둥식 프렌치를 전문으로 하는 루츠 이터리(Roots Eatery)의 셰프 스테파니 웡(Stephanie Wong)은 지중해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지중해식 요리 코스를 테이스트 키친에서 선보였습니다. 물론 루츠 이터리 매장에서 소개할 수도 있지만 기존 매장에는 광둥식 프렌치 메뉴를 기대하고 온 손님들이 많을 것이기에 지중해식 코스를 전면에 내세우기는 어렵습니다. 테이스트 키친에서는 루츠 이터리의 기존 메뉴를 섞지 않고 온전히 신메뉴만을 테스트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식 버팔로 윙, 광둥식 간장 소스 닭날개 등 닭날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윙맨(Wingman)의 참여 동기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원래 배달만 하는 곳이었지만 향후 매장 오픈을 했을 때의 반응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테이스트 키친에서 팝업을 열었습니다. 팝업 오픈을 계기로 배달에 최적화되어있던 메뉴를 개선하고, 매장 운영도 실제로 해보며 오프라인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해봅니다.

 

#2. ‘실행’하는 컨설팅

이런 저런 계기로 테이스트 키친에 참여하는 셰프에게 가장 눈에 띄는 혜택은 단연 공간입니다. 임대료가 너무 비싸 주방을 최소화 해 외식문화가 발달했다는 설이 있을만큼 홍콩의 임대료는 살인적입니다. 기업용 부동산 전문 기관 쿠시먼 &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의 대표적 상가 지역인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의 1년 임대료는 1 제곱미터당 28,751달러(약 3,450만 원)로 10평이면 십억 원가량입니다. 이런 홍콩에서 주방 시설을 갖춘 30여 석의 공간을 내어주는 것 자체가 첫 걸음 떼기조차 어렵던 신인들에게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 테이스트 키친이 위치한 PMQ 쇼핑몰의 전경입니다. 허브로 기능하는 공간이라 접근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테이스트 키친은 접근성 역시 탁월합니다. 테이스트 키친은 시내 한복판인 소호 지역의 PMQ라는 몰 안에 위치합니다. PMQ는 본래 기혼 경찰 숙소로 쓰이던 건물을 디자인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공간인데,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 숍, 전시장, F&B 매장과 쿠킹 스튜디오 등으로 이루어져 연간 500만 명이 드나드는 문화 허브입니다. 셰프, 메뉴, 브랜드가 주목받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입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테이스트 키친 참여 레스토랑은 해당 기간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냅니다. 하지만 대규모의 고정비를 선지출하는 것에서 적정 규모의 변동비를 사후 지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공간도 중요하지만, 테이스트 키친이 진정 차별화되는 지점은 다른 데 있습니다. 바로 컨설팅입니다. 매장의 운영, 음식 조리, 브랜드 등 레스토랑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윙맨의 경우, 모트 32(MOTT 32), 팔레 드 신(Palais de Chine) 등 18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홍콩의 외식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레스토랑 그룹 막시멀 컨셉(Maximal Concepts)의 수석 셰프 러셀 독트로브(Russel Doctrove)가 멘토링을 했습니다. 배달 중심으로 운영해 가짓수가 많던 메뉴를 오프라인 매장에 적합하도록 정제하고, 신규 메뉴 개발을 위해 디테일한 요리법을 알려주고, 효율적인 주방 동선을 설계해주는 등 구체적인 조언을 합니다. 테이스트 키친에 참여하는 레스토랑의 경우 보통 핵심 조리 인력만 있는 경우가 많기에 필요 시 노련한 스태프들을 붙여주어 안정적으로 홀과 주방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물론 비용은 별도이지만, 그간 이런 인력을 써본 적이 없어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사람을 구해야할지 막막한 이들에게는 큰 고민거리를 덜어주는 셈입니다.

 

<<< 트윈스 키친이 컨설팅을 제공한 매장들입니다. ⓒ트윈스 키친

 

이 컨설팅 역량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테이스트 키친을 운영하는 트윈스 키친은 회사명처럼 실제 쌍둥이 형제 칼렙 응(Caleb Ng)과 조슈아 응(Joshua Ng)이 2011년에 설립한 F&B 컨설팅 업체입니다. 이미 홍콩 곳곳의 11개 매장에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메뉴 기획, 매장 운영 등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하며 외식 컨설팅 에이전시로서 브랜드를 쌓아왔습니다. 빈티지한 느낌의 커피 바 카사 카프리즈(Casa Capriz), 마린 스타일을 접목한 키즈 레스토랑 시즈 아호이(Seas Ahoy), 모던한 분위기의 팬케이크 전문점 스택(Stack), 50년대 상하이 웨스턴 스타일을 구현한 상하이 음식 전문점 휘트필드 키친(Wheatfield Kitchen) 등 메뉴도, 스타일도 다양합니다. 매장 뿐 아니라 유서깊은 주방용품 르 크루제(Le Creuset)의 90주년 캠페인, 안젤레노(Angeleno)라는 와인 브랜드의 제품 디자인도 컨설팅하는 전천후 에이전시입니다. 내로라하는 멘토 네트워크를 갖춘 것도 10년 가까이 트윈스 키친 스스로 멘토링을 해오며 평판을 쌓은 덕입니다.

 

트윈스 키친식 컨설팅의 강점은 현실감입니다. 종종 컨설팅이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실행 시 세부적인 사항을 짚어주지 못해 공중에 붕 뜬 조언에 그치는 경우가 있는데, 트윈스 키친의 컨설팅은 철저하게 땅에 발이 닿아 있습니다. 비결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테스트 키친입니다. 테이스트 키친의 전신이기도 한 테스트 키친은 클라이언트들이 실제 매장 오픈 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이자 시스템입니다. 트윈스 키친의 고객들은 테스트 키친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고받고 이를 바로 적용해봄으로써 음식과 서비스의 질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직영 매장입니다. 카페, 레스토랑, 리테일 공간 등 트윈스 키친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실제 매장 운영자의 눈높이에서 실용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3. ‘연결’하는 음식

테이스트 키친으로 14개, 컨설팅으로 11개, 직영으로 4개 등 총 29개 F&B 브랜드의 산파 역할을 한 트윈스 키친. 그 흔한 2호점 하나 없고, 기존 브랜드의 인수 없이 하나하나 새롭게 일궈가는 것을 보니 막심스와 같은 규모의 경제 모델은 아닌 듯 합니다. 트윈스 키친의 지향점을 이해하기 위해 직영 매장 몇 곳을 더 살펴보겠습니다.

 

<<< 어떤 팝업이 열리느냐에 따라 모습이 바뀌는 프리셋입니다. ⓒ프리셋

 

<<< 커피와 바를 겸하는 공간이 함께 있어 프리셋을 방문한 고객들이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으며, 팝업 공간으로 확장해 쓰이기도 합니다.

 

먼저 테이스트 키친과 비슷한 시기에 런칭한 팝업 리테일 공간 ‘프리셋(Preset)’입니다. 트윈스 키친의 표현에 따르면 프리셋은 ‘모든 아이디어가 빛날 수 있는 무대(A stage for every idea to shine)’입니다. 테이스트 키친이 매번 셰프, 메뉴, 컨셉을 바꾸되 레스토랑이라는 용도는 유지했다면, 프리셋은 업종 또한 열려 있습니다. 커피, 아이스크림, 위스키 등 식음료부터 스포츠 용품, 뷰티 용품, 문구류, 패션, 책 등 온갖 카테고리를 총망라합니다. 제품이나 브랜드 뿐 아니라 전시나 프라이빗 이벤트로도 활용하며 2018년에만 50개 이상의 팝업을 쉴 새 없이 열었습니다. F&B 전문인 트윈스 키친답게 프리셋 옆에 인터벌(Interval)이라는 카페와 바도 함께 운영하고, 필요 시 케이터링 서비스 지원도 합니다. 테이스트 키친이 있는 PMQ보다 더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센트럴 지역 대로변에 위치한데다 매번 다른 주제의 팝업으로 새로운 방문객이 유입되기에 늘 북적거리며 생기가 도는 공간입니다.

 

<<< 사람들이 모이기 좋은 소박한 느낌의 카페 커먼 그라운드입니다. ⓒ트윈스 키친

 

다음은 2013년에 연 카페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입니다. 번화가에 위치한 테이스트 키친이나 프리셋과는 달리 조용한 뒷골목에 있습니다. 음식을 매개로 인근의 커뮤니티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사회적 허브를 지향합니다. 이를테면 카페 안에 홍콩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 아이템을 만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홍콩의 창작자들과 소비자들을 연결합니다. 커먼 그라운드의 시그니처인 너른 앞마당은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탐스, 마리메꼬, 라파 등과 진행했고 팝업 기간 동안에는 브랜드와 어울리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함께 선보입니다. 앞마당이지만 통행로와 교차하기에 사람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세계의 다양한 식재료와 메뉴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커먼 그라운드는 트윈스 키친만의 테스트 키친입니다. 커먼 그라운드에서의 시도들이 테이스트 키친, 프리셋 등 어엿한 독립 매장으로 발전하는 씨앗의 역할을 합니다.

 

<<<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홍콩의 바이브를 뽐내고 있는 가오 덤플링 바입니다. ⓒ가오 덤플링 바

 

Connecting food, city and people

트윈스 키친의 미션입니다. 이 미션의 맥락 하에서 트윈스 키친이 운영하는 플랫폼 성격의 매장들을 한 데 엮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트윈스 키친은 음식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고, 그 결과 도시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윈스 키친이 끝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할 수 있도록 계속 플랫폼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테이스트 키친, 프리셋, 커먼 그라운드 외 또다른 2개의 직영 매장인 덤플링 바 가오(Gao)와 건강식 전문점 아틀라스 키친(Atlas Kitchen)이 각각 덴마크 코펜하겐과 중국 광저우에 있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두 곳 모두 캐주얼한 홍콩식 요리를 선보이는데, 이 음식을 매개로 홍콩과 코펜하겐, 홍콩과 광저우가 연결됩니다. 테이스트 키친의 셰프들의 출신이 한국, 일본, 중국, 이집트, 터키 등 유난히 다양했던 건 우연이 아닙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기까지

다시 테이스트 키친으로 돌아와서, 테이스트 키친을 통해 세상 밖에 나온 이들은 이후에 세상과 잘 연결되었을까요? 혹시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데 그친 것은 아닐까요? 다행히 홍콩 외식업계라는 모진 풍파를 잘 헤쳐나가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 커피 바 ‘인터벌’에서 테이스트 키친의 새로운 팝업 매장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2018년 5월에 테이스트 키친에서 사워도우를 기반으로 남아공 케이프 타운 스타일 요리를 선보인 자히르 무함마드(Zahir Mohamed)는 같은해 10월에 ‘베이크드(Baked)’라는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여기에다가 그는 ACME라는 젤라또 매장도 2019년 3월 내외로 오픈 예정이고 크래프트 브루어리 ‘베이크드 비어(Baked Beer)’도 준비 중입니다. 벌써 여러 브랜드를 거느린 ‘베이크드 레스토랑 그룹(Baked Restaurant Group)’의 대표로서 기대감과 포부를 그의 SNS 곳곳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오프라인 공간이 아주 없던 것은 아니지만 공유 주방을 전전하던 루츠 이터리도 지난 12월에 독립 매장을 내며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팝업과 동시에 ‘끌레르 드 루네’ 브랜드를 런칭했던 셰프 클레어 킴도 커먼 그라운드의 게스트 셰프로 함께하기도 하고, 트윈스 키친의 파운더와 함께 하는 외식 관련 간담회 자리에 패널로 참석하는 등 브랜드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프리셋, 커먼 그라운드 등 트윈스 키친의 다른 직영 매장들에서도 테이스트 키친 출신 레스토랑들의 소식들을 공유하고 이따금씩 이들을 초대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런칭하는 등 연대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다 자란 어른만 있는 것보다는 어린 아이들이 함께 있는 사회에서 더 희망적이고 열린 결말을 기대할 수 있는 법입니다. 자칫 막심스와 같은 자본형 레스토랑 그룹이 독식하며 지루해질 뻔한 홍콩 외식업계의 풍경이, 트윈스 키친 덕분에 조금 더 다채롭고 풍성해졌습니다. 트윈스 키친이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지 않는 것도 어른과 아이의 사이 어딘가에 남아있기 위해서 아닐까요.

 

참고문헌

트윈스 키친 공식 홈페이지

• 테이스트 키친 인스타그램

• 막심스 공식 홈페이지

• 파리 샹젤리제 상가 임대료, 아파트 임대료의 50배

• PMQ TASTE KITCHEN

• THE TWINS WHO ARE RETHINKING HONG KONG’S APPROACH TO FOOD

• What Matters To Me: Caleb Ng, Culinary Entrepreneur

• PMQ Taste Kitchen Experience

• Twins Kitchen is back with a brand new conce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