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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을 햇빛에 그을려 문구 마니아를 줄 세운 종이 가게 – 핀모량항

햇빛이 싹 틔우는 건 새싹만이 아닙니다. 타이베이의 ‘핀모량항(品墨良行, Pinmo Pure Store)’에서는 햇빛이 글자마저 피어나게 합니다. 글자가 피어나는 곳은 땅이 아니라 공책입니다. 핀모량항에서는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무지의 공책을 판매합니다. 겉보기에는 재생지로 만든 평범한 공책 같습니다. 하지만 공책을 햇빛에 놓아두면 자연스럽게 글자가 생겨납니다. 게다가 그 글자는 나만을 위한 특별한 것입니다. 이 공책의 신비함과 특별함에 반해 사람들이 핀모량항으로 모여 듭니다. 이 수수께끼 같은 공책은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대만의 유명 문구 블로거 타이거(Tiger)가 운영하는 지우샹호원쥐(直物生活文具, Plain Stationery & Homeware)는 문구 덕후들의 성지입니다. 문구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과한 디자인이나 기능을 가진 문구들은 배제하고, 문구의 본질을 살린 제품들을 큐레이션합니다. 소장가치가 있는 문구, 중고 디자인 문구 등도 갖추고 있으며 진열된 문구마다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출시연도와 함께 전시합니다. 지우샹호원쥐의 1호점은 3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문구에 대한 애정과 전문성만큼은 작지 않습니다. 마니아가 운영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 지우샹호원쥐의 매장 전경입니다.

 

문구 마니아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지우샹호원쥐는 타이베이 중샤오신성역 근처에 2호점을 오픈합니다. 1호점과 달리 매장 옆에 카페를 함께 운영하며 커피, 차, 딤섬 등 간단한 식음료를 함께 판매합니다. 2호점의 카페는 추가 매출을 올리는 역할도 하지만 지우샹호원쥐의 고객들끼리 편안하게 대화하고 서로가 가져온 문구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는 목적이 큽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아지트가 되어 점차 유명세를 타자, 문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지우샹호원쥐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입니다. 마니아들을 시작으로 고객층이 확장된 것입니다.

 

 

<<< 각종 문구류와 카페 공간이 함께 있는 지우샹호원쥐의 매장입니다.

 

종이도 문구와 비슷하게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종이가 종이처럼 보이지만 세분화된 취향이 존재하는 영역으로 종이의 종류를 무게, 질감, 색상 등의 기준으로 구분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집니다. 지우샹호원쥐처럼 전문성을 바탕으로 종이에 대한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자극하며 종이 가게를 시작할 수도 있으나, 타이베이 융캉제에 위치한 ‘핀모량항(品墨良行, Pinmo Pure Store)’은 처음부터 애호가들을 타깃하기보다는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종이 가게를 먼저 오픈한 후에 전문성을 갖춘 종이 연구소를 열며 역주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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