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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륙의 조건

현실이지만 비현실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비행기를 탈 때입니다. 해외로 나가는 것이 꿈만 같다는 뜻이 아니라, 거대한 물체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현실이 실감나지 않는 것입니다. 비행기니까 당연히 날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활주로를 전력 질주하던 비행기가 어느 순간 공중으로 떠오른다는 현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비행기를 자주 타다보니 무뎌질 때도 되었는데, ‘퇴사준비생의 여행’ 취재를 위해 비행기를 탈 때면 문득문득 신기함이 새록거립니다.

 

하늘을 날면서 구름 위의 풍경을 바라보는 낭만에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한 편, 한번은 쓸데 없는 호기심도 들었습니다. 양력 때문에 비행기가 뜬다고 배웠는데, 그렇다면 양력이 어떻게 발생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 거 같지만 그 때는 비행기 탈 일이 없다고 예상했는지 혹은 원리까지 알고 비행기를 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머리 속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베르누이의 원리’와 ‘작용 반작용의 원리’ 덕분이었습니다. 곡선으로 설계된 날개 모양 때문에 날개를 기준으로 위쪽과 아래쪽의 공기의 속도가 달라지고, 베르누이의 원리에 의해 곡면을 타고 흐르는 공기의 속도가 더 빨라 위쪽의 압력이 낮아져 양력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날개를 자세히 보면 날개가 수평이 아니라 내리막 형태로 경사져 있는데, 그래야 날개 하단에 부딪힌 공기들이 아래로 꺾이는 작용이 일어나고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 생긴다는 설명입니다. 원리를 이해하고도 여전히 비행기가 뜨는 건 신기했지만, 활주로를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건 분명했습니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비행기와 비즈니스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행기처럼 물리적으로 뜨지는 않지만, 비즈니스가 날아오르기 위해선 전력으로 질주하는 것 이상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날개를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만들고 수평이 아니라 경사지게 하지 않으면 아무리 활주로를 빠른 속도로 달려도 비행기가 날 수 없듯이, 비즈니스를 띄우는 원리에 대한 이해와 구조에 대한 설계가 없다면 전력을 다해도 비즈니스가 날아오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를 만드는 트래블코드도 콘텐츠 비즈니스를 띄우는 원리와 구조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생존의 단계에서 성장의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 속의 2019년이라 고민의 깊이가 더 깊습니다. 전력을 쏟고 마음을 다하는 건 달라지지 않겠지만, 원리와 구조를 만드는 일에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비행기처럼 일정 속도 이상으로 일정 거리를 달리면 날아오른다는 공식이 없어도, 원리와 구조를 바탕으로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떠오르리라는 공감이 있습니다. 물론 이륙을 위해 1분여 시간 동안 쓰는 연료가 하늘에서 순항을 할 때 한 시간당 소모되는 연료의 2배가 넘는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