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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위스키도 시향할 수 있나요?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 타이베이의 타오위안 공항 제1터미널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드렸습니다. 지붕과 벽면의 경계를 허문 현수교와 같은 유선형 디자인에 매료되었었고, 그래서 타오위안 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할 때도 타오위안 공항을 관심 있게 들여다 보고 싶었습니다.

 

첫번째로 흥미로웠던 점은 공항 활주로였습니다. 차를 타고 공항 터미널로 가기 위해선 지하차도를 통과해야 하는데, 지하차도 위에는 다른 차량이나 사람이 아니라 비행기가 지나다녔습니다. 차로와 활주로의 간섭이 발생하는 구역에서 활주로 아래에 지하차도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보통의 공항처럼 차로와 활주로 구역을 구분했다면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한참을 우회해야 했을지 모릅니다. 비행기 아래로 차를 타고 지나가는 진기한 경험을 기록하고 싶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라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두번째로 재미있었던 점은 타오위안 공항 제1터미널의 면세점과 탑승구가 있는 구역이었습니다. 보통의 공항은 면세점 구역과 탑승구 구역을 구분해 놓았습니다. 공항 중간 중간에 면세점이 모여 있고, 그 외의 구역에 탑승 대기 공간과 함께 탑승구가 자리하고 있는 식입니다. 하지만 타오위안 공항 제1터미널에서는 탑승 대기 공간을 면세점과 같은 층에 두지 않고 한 층 아래에 위치시켰습니다. 면세점 매장 사이로 탑승구 표지판이 있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탑승 대기 공간과 탑승구가 펼쳐집니다. 짐을 들고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니 고객 경험 측면에서는 불편함이 있는 동선 구성이지만, 상업 시설을 최대화하고 싶은데 바닥 면적이 제한되어 있는 문제를 해결한 방법입니다.

 

 

세번째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면세점 내에 있는 위스키 매장이었습니다. 연말연시 시즌의 여행객들이 선물용 위스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애버펠디'(Aberfeldy)가 2020년 2월까지 한정 기간 동안에만 여는 팝업 스토어였습니다. 이 팝업 스토어는 ‘황금빛 한모금'(The golden dram)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고객 경험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몇가지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개인 맞춤화였습니다. 선물용 혹은 소장용 위스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위스키 상단 부분을 금색 왁스에 담갔다가 뺄 수 있게 했습니다. 왁스가 흘러내리는 모양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병 디자인이 개인화됩니다. 여기에다가 원할 경우 왁스 위에 도장으로 이니셜을 찍을 수 있어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나만의 위스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화 서비스야 여러 영역과 제품군에서 하고 있어 특별하진 않았는데, 고개를 돌리니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경험적 요소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팝업 스토어의 중앙에는 앞면의 매대에 가려진 커다란 통이 있었습니다. 증류관처럼 생긴 통에는 레버가 달린 나팔 모양의 장식이 붙어있었습니다. 통 위에 ‘레버를 눌러보세요'(Press lever here)라고 적혀 있길래 무심코 레버를 눌렀습니다. 그러자 나팔 모양의 장식 안에 있던 마개가 열리면서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위스키 향이 코끝에 퍼졌습니다. 와인 등과 마찬가지로 위스키도 향이 중요한 술인 만큼 구매하기 전에 위스키를 시향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둔 것이었습니다. 구매 전에 위스키 향을 맡아보고 싶어하는 숨은 니즈를 충족시킨 문제 해결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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