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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는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

 

“런던에서 파리까지는 기차로 3시간 반 가량 걸립니다. 어떻게 하면 이 여정을 더 나은 여행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약 25여년 전에 여행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던진 이 질문에 엔지니어들이 해답을 내놓았습니다. 60억 파운드(약 9조원)를 들여 런던에서 도버해협까지 구간의 선로를 새로 지어 여행 시간을 40분 단축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답변에 대해 광고인 ‘로리 서덜랜드’는 공학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지만 여행 시간을 단축시키는 건 상상력이 부족한 접근이라고 말하며, 나름의 답을 펼쳐 보입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전세계의 탑모델을 고용해 기차 안을 걸어다니면서 공짜로 비싼 샴페인을 여행 내내 따라주면 되지 않을까요?”

 

순진한 답이라는 전제를 깐 후에, 그가 제안한 여행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여행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그는 여행하는 시간을 즐겁게 해도 여행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런 방식이라면 60억 파운드(약 9조원)의 예산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고, 승객들이 오히려 기차가 더 천천히 가기를 바랄지도 모른다는 농담도 덧붙입니다. 그의 설명처럼 인지된 가치만 바꿀 수 있어도 고객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가 TED 에서 ‘광고쟁이의 인생 교훈’이라는 주제로 10년 전에 강연했던, 그리고 ‘퇴사준비생의 여행’ 뉴스레터 12호에서 소개했던 내용이 다시 떠올랐던 건, 로리 서덜랜드가 사례로 이야기했던 유로스타에 탑승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나음보다 다름>, <배민다움>, 그리고 최근에 출간된 <그로잉 업>의 저자이신 홍성태 교수님과 함께 파리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런던에서의 교육 프로그램 기간 중 주말을 활용해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에 갔습니다.

 

 

로리 서덜랜드가 사례로 들었던 런던에서 파리까지의 여정은 실제로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40분이 아니라 70분 가량 단축되어 2시간 20분 정도면 런던에서 파리까지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유로 스타가 시속 300km로 달릴 수 있도록 영국 내의 철로를 개통하고, 출발역을 워털루역에서 세인트 팬크러스 역으로 바꾼 덕분입니다.

 

그렇다고 로리 서덜랜드의 제안의 의미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의 생각대로 탑모델을 고용한 건 아니지만, 유로스타는 여행하는 시간을 즐겁게 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찾았습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 동안 심심하지 않도록 영화, 뉴스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비행기와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구현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유로스타에는 비행기처럼 각 좌석마다 모니터가 없습니다. 차량 천장에 중간 중간 모니터가 붙어 있긴한데, 안내를 위한 용도이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모니터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승객들은 어떻게 콘텐츠를 볼 수 있을까요? 유로스타의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초기화면에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뜹니다. 유로스타에서는 통신 상황이 좋지 않아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활용해 별도의 모니터 설치 없이 개인이 휴대폰을 통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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