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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원래 이런 용도가 아닌데요

 

도쿄의 긴자 거리에는 건물들이 촘촘하게 서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시지가가 평당 10억원이 넘는 지역이기 때문에 빈땅을 남겨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차장은 물론이고 정원 같은 공간은 사치에 가깝습니다.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지만, 그렇다고 긴자 거리에서 도심 속 잠깐의 여유를 찾을 수 없는 건 아닙니다.

 

 

긴자 지역의 지형도를 바꿔 놓은 ‘긴자 식스’의 옥상에서 볼 수 있는 ‘옥상 정원’이 대표적인 녹색 공간입니다. 이 곳에 올라가면 긴자 거리에서 보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늘과 도심 빌딩들을 배경으로 나무와 풀, 그리고 꽃들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긴자 식스는 두 블록을 합쳐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옥상 정원의 규모도 큽니다. 게다가 건물 테두리를 따라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어, 긴자 주변 지역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습니다.

 

 

이 산책로를 걷다 보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산책로의 외측은 안전과 전망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담벼락이 아니라 유리벽으로 되어 있는데, 유리벽을 지지하려고 설치해 놓은 구조물을 벤치 삼아 곳곳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입니다. 유리벽을 지지하는 구조물은 벤치를 목적하지 않았기 때문에 벤치의 모양을 하고 있지도 않고, 심지어 산책로 안쪽으로 벤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 구조물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하거나, 풍경을 감상하거나, 책을 읽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구조물을 보면서 ‘어포던스(affordance)’ 디자인이 떠올랐습니다. 어포던스 디자인은 행동을 유도하는 디자인으로 무인양품의 디자인 고문인 ‘후카사와 나오토’의 설명을 참고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자 친구와 단둘이 드라이브를 하고 있을 때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자동판매기 앞으로 다가갔다고 하자.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종이컵에 한 잔의 커피가 담겨 나온다. 이 컵을 손에 든다면 지갑에서 다음 동전을 꺼내어 자동판매기에 투입할 수 없다. 종이컵을 어딘가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바로 옆에 컵을 올려 두면 딱 좋을 만한 높이의 승용차 지붕이 있다. 모양새는 나쁠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이 컵을 일단 승용차 지붕에 놓고 다음 커피를 위하여 동전을 넣는다. 이 경우 지붕은 분명 탁자로 설계된 것은 아니지만 그 알맞은 높이와 평평한 판은 커피를 둔다는 행위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 결과로서 지붕 위에 커피를 둔다는 행위가 발생한다. 이와 같이 어떤 행위와 연결 지을 수 있는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관찰해 나가는 태도가 ‘어포던스’이다.” – <디자인의 디자인> 중

 

후카사와 나오토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자동차 지붕은 컵받침대를 목적으로 디자인되지 않았지만 환경과 상황에 의해서 컵 받침대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긴자 식스 옥상 정원의 유리벽을 지지하는 구조물도 벤치로 디자인되지는 않았지만, 전망을 바라보기 최적의 위치이면서 동시에 걸터앉을 수 있을 만큼의 높이에 설치되어 있어 앉는 행위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궁금해서 저도 앉아봤습니다. 벤치로 만들었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높이와 유리벽과의 간격이 주는 안락함이 있었습니다. 유리벽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벤치로 사용되는 것처럼 때로는 의도하지 않아도 의도되는 결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퇴사준비생의 타이베이
찻집에서 숯불을 달구는 이유 – 허밋츠 헛

 

 

차 한 잔을 우리는 데 물을 데울 숯불부터 달구는 찻집이 있습니다. 고객이 차를 주문하면 서빙하는 용기만 5가지가 넘습니다. 흔한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없습니다. 타이베이 도심에 위치한 ‘허밋츠 헛(Hermit’s hut)’의 풍경은 제품도 서비스도 간편화된 요즘의 찻집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대신 허밋츠 헛은 차를 느리게 마시는 방법을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전달합니다. 고객들은 그 과정에서 차를 간편하게 마실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미각적 유희나 정신적 여유를 되찾습니다.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대신 지키는 것을 선택한 느린 찻집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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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속 세상에서 살아볼 수 있다면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을 에반게리온 테마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투룸으로 구성된 이 방은 방문과 벽지, 심지어 싱크대까지 에반게리온의 주인공 신지의 집을 구현해, 마치 애니메이션 한 장면 속에 들어간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에반게리온 테마를 완벽하게 구현한 것도 일본에서 유일하고 렌트도 합리적인 편이라고 하니 한 번쯤 애니메이션 세상 속에서 살아보면 어떨까요.

 

 

숨어있는 영화관, 시크릿 시네마 개봉 – 007 카지노 로얄

 

시크릿 시네마는 상영 장소가 비밀인 영화관입니다. 예매 후에는 영화관이 아닌 지하철 역 등의 특정 위치를 미팅 장소로 공유해줍니다. 최신 영화가 아닌 오래된 명작들을 주로 상영하고, 심지어 영화 티켓 가격은 일반 티켓의 3배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3D보다 입체적인 영화관이기 때문입니다. 관객들은 영화 컨셉에 맞추어 코스튬을 준비해야 하고, 영화를 구현한 세트에서 주인공이 되어 직접 스토리를 체험하며 영화를 즐깁니다. 이번 시크릿 시네마는 ‘007 카지노 로얄’입니다. 영화를 보러가는 재미도 있겠지만, 수많은 제임스 본드들과 함께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중앙일보 폴인 인사이트 ] 나이키·위워크의 팬덤 뒤엔 커뮤니티 있었다··· ‘퇴사준비생 시리즈’의 이동진 대표 인터뷰 

 

“요즘 사람들은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고 싶어해요. 그래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요. 이 현상을 잘 활용하면 팬덤이 생기죠. 기업이 커뮤니티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에서 진행하는 스터디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미래가 되다> 의 첫 회차 스터디(7월 11일)의 연사로 참여하는 이동진 대표님의 인터뷰 기사 입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다면 인터뷰 기사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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