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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보이지 않는 곳에 담긴 진심

‘요리를 맛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Exceptional cuisine, worth a special journey)’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의미입니다. 2스타는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Excellent cuisine, worth a detour), 1스타는 해당 카테고리에서 음식 맛이 뛰어난 식당을 뜻합니다. 요리 재료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창의적인 개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일관성과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의 평가 기준으로 시간을 투자해 가볼 만한 식당들을 선정하는 것입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되어 있진 않지만, 미슐랭 스타의 의미대로라면 ‘인앤아웃 버거’는 미슐랭 2스타쯤 되는 식당입니다. 인앤아웃 버거를 먹기 위해 미국 서부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건 무리일지 몰라도, 미국 서부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면 인앤아웃 버거를 먹으러 길을 우회할 가치가 있을 만큼 인기가 있습니다. 햄버거 가게가 넘쳐나는 미국에서 인앤아웃 버거가 미국 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햄버거 가게로 자리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공 비결은 심플합니다. 신선한 재료로 주문 받은 뒤에 조리해 건강한 햄버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쇠고기 패티는 냉동이 아닌 냉장 보관한 패티만 사용하고, 생감자를 즉석에서 썰어 바로 튀겨 감자튀김을 내놓습니다. 성공 비결이라기 보다 햄버거 가게의 기본에 가까운데, 인앤아웃 버거는 스스로가 정한 원칙을 말로 포장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며 미국 서부 지역 최고의 햄버거라는 명성을 얻습니다.

 

줄서서 먹을 만큼 수요가 넘치지만 인앤아웃 버거는 미국 서부 지역 외로 확장을 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인프라로는 신선한 재료 배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배달 주문도 할 수 없습니다. 배달을 하게 되면 신선도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달 서비스 업체를 고소했을 정도입니다. 매출을 포기해가면서까지 원칙을 고수하는 것입니다.

 

성공 비결을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기도 하고 대학생 때 여행갔다가 먹었던 인앤아웃 버거의 햄버거가 그립기도 해서, 여행 콘텐츠를 기획하러 실리콘밸리에 갔을 때 인앤아웃 버거를 갔습니다. 다시 찾은 인앤아웃 버거 매장에서 대학생 때는 인지할 수 없었던 디테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새로 오픈한 매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등 소켓 위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습니다. 신선함과 위생을 강조하기 위한 오픈 주방이야 눈에 띄라고 설계한 공간이기에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도, 테이블을 비추는 전등 소켓 위까지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건 진정성 없다면 어려운 일입니다. 신선한 재료를 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 건강한 햄버거를 팔겠다는 원칙이 전등 소켓 위에서도 빛나고 있었습니다. 혹시 방문했던 매장만 우연히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어 다른 매장을 일부러 찾아가서 확인했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인앤아웃 버거처럼 기본을 더 잘하는 것(Do the basics better)만으로도 차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원칙을 지키면 고객들의 팬심을 얻을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처럼 샌프란시스코로 여행갈 일이 있다면 찾아가 볼 만한 식당이고, 음식이 아니라 경영을 기준으로 한다면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 그러하듯 인앤아웃 버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라도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매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