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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언젠가, 한번쯤 여행에서 미래를 만납니다

‘Mind the gap’

런던 지하철을 타면 열차와 플랫폼 사이의 간격을 조심하라는 안내 방송을 돌림노래처럼 들을 수 있습니다. 과도한 경고처럼 들릴 수 있지만, 퇴사준비생의 관점으로 런던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주문을 외우듯 되뇌어야 한 말이었습니다. 목적지를 향하는 지하철 문이 열릴 때마다 런던과의 간극에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차를 퇴사준비생으로 바꾸고 플랫폼을 런던이라는 도시로 치환하면 ‘Mind the gap’은 주의를 환기하는 멘트가 아니라 간극이 주는 자극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조언으로 들립니다.
런던으로 떠나며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목적지들이 도쿄만큼 많을지 걱정했지만, 쓸모없는 고민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리서치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일 뿐이었습니다. 사전 조사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으나 현장은 달랐습니다. 런던은 뽐내지 않고 비즈니스의 감도를 높여가며 이방인이 공부한 만큼 또는 발로 뛴 만큼만 보여주는 도시였습니다. 미래를 고민하고 실력을 키우려는 퇴사준비생이 도쿄와는 또 다른 자극과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Mind the gap’

지하철을 탈 때마다 들리는 안내 방송은 런던과 서울의 차이뿐 아니라 오늘과 내일 사이의 간극에 대한 조언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간극은 《퇴사준비생의 도쿄》로 시작해 《퇴사준비생의 런던》으로 이어지는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는 퇴사를 장려하는 책이 아니라 ‘퇴사 준비’를 권장하는 콘텐츠입니다. 바라는 미래와 멈춰진 현재 사이의 차이를 인지하고 책상 너머의 세상을 경험하며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자립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간극은 시간이 흐른다고 줄어들지 않습니다. 의도와 의지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좁혀나가야 합니다. 회사에서 비전을 찾을 수 없다고, 상사와 마음이 맞지 않는다고, 하는 일이 재미가 없다고 해서 오늘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면 일상은 달라지지 않고 내일에 대한 상상은 망상에 그칩니다. 시간을 때우기보다 채우기 시작할 때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메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하루를 쌓아가는 과정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오늘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쳇바퀴를 돌리는 소모적 기분이 아니라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성장의 기쁨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Mind the gap’

서울로 돌아와서도 런던을 떠올릴 때마다 귓가에 맴도는 안내 방송은 런던에서 발견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적용할 때 놓치지 않아야 할 조언이기도 합니다. 런던과 서울은 다른 도시입니다. 소득 수준, 소비 문화, 생활 방식 등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서 경험하기 어렵던 아이템이나 매장을 찾아 서울에 그대로 적용했다가는 뜻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맥락Context은 눈 앞에 드러난 결과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고민의 결과가 아니라 ‘고민의 과정’을 벤치마킹해야합니다. 핵심은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어떤 배경에서 도달한 결론인지, 어떤 이유에서 접근한 시도인지 또는 어떤 문제에서 출발한 해답인지를 분석하고 상상하며 디코딩Decoding할 필요가 있습니다. 똑같은 결과물을 구현하더라도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고 만드는 것과 형태적으로만 따라하는 것 사이의 차이는 큽니다. 퇴사준비생의 관점으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는 영감을 구하고, 사색으로는 떠올릴 수 없는 힌트를 얻기 위함이지 카피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진부한 것을 진보적으로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말입니다. 그보다 먼저 연구를 선행했던 사람들의 업적이 있었기에, 그의 과학적 발견이 가능했다는 설명입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과학자의 겸손한 표현이 《퇴사준비생의 런던》에도 필요한 건 런던을 관통하는 맥락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계승하여 미래로 나아가려는 생각이 영국의 바탕 정서이자 런던의 현재 모습을 만드는 근간입니다. 과거를 부정하기보다 과거 위에 올라섭니다. 과거의 유산을 남긴 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합니다. 그래서 도시 풍경이 다채롭습니다. 또한 과거의 명맥이 이어져 현재에 이르렀듯이, 현재의 흔적이 쌓여 미래에 다다를 거라 예상할 수 있어 일에 의미를 담고 신중을 더합니다.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지속가능성이 생길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인 셈입니다.

재정의 Redefine, 재발견 Rediscover, 재구성 Redesign

과거를 부수지 않고도 미래를 만들어 가는 런던의 모습을 들여다보기 위한 렌즈이자, 《퇴사준비생의 런던》의 키워드입니다. 기존의 관점과 각도를 달리해 ‘재정의’ 하거나,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가치를 ‘재발견’ 하거나, 해오던 방식에 변화를 주어 ‘재구성’ 하는 등의 접근으로 진부한 것을 진보적으로 바꾼 런던의 고민과 진화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축적된 혁신’이 만드는 오래된 미래가 런던에서 발견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의 중심축입니다.

 

마지막 페이지가 없는 책

《퇴사준비생의 도쿄》에 이어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틀을 깨는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책에는 꼭 마지막 페이지가 있어야 할까요?”

 

물론 하나의 주제에 대해 매듭을 짓는다는 측면에서는 마지막 페이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가 넘치는 도시에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와 같은 콘텐츠는 하나의 도시에 대해 마침표를 찍기가 어렵습니다. 도시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크리에이티브에는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이라는 틀은 콘텐츠를 담는 전통적인 컨테이너이면서도,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담기에는 한계가 있는 컨테이너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페이지가 있어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을 마음껏 공유하는 데 제약이 있고, 지면에 표현해야 하는 관계로 동영상을 공유하는 데도 불편함이 있습니다.
게다가 책이라는 형식이 갖는 보편적 기대로 인해 메시지와 스토리텔링 구조가 있는 완성된 형태의 콘텐츠를 실어야 합니다. 그래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가 돋보이는 매장 혹은 브랜드이지만 책에 포함시키기에는 형식을 갖추기 어려워서 제외한 콘텐츠들이 책 밖에서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퇴사준비생의 런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온라인 페이지와 연계하고자 합니다.

‘Bag to the future’ (bagtothefuture.co)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와 연계된 온라인 사이트이자 멤버십 커뮤니티입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에서 영감을 얻어 ‘여행 가방을 메고 미래를 찾아 나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습니다. 미래 지향적이고, 주체성 있으며, 자기 일에 열정적인 성향을 가진 퇴사준비생들을 위한 온라인 사이트이자, 《퇴사준비생의 런던》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 아쉬운 독자들을 위한 콘텐츠입니다.

지금부터 마지막 페이지가 없는 책의 첫 페이지가 펼쳐집니다. 런던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덤입니다.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여행을 여행답게 만듭니다.”

여행의 묘미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계획한 일정을 숙제하듯 소화할 때가 아니라, 뜻밖의 상황을 느닷없이 마주칠 때입니다. 예정에 없었던 대화, 있는 지도 몰랐던 공간, 상상하지 못했던 제품, 경험하기 어려웠던 현상, 기대하지 않았던 디테일 등이 여행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 계획을 세우는 건 중요하지만, 우연이 끼어들 여지를 남겨둘 필요도 있습니다.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여행에서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선물해 준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자, 계획할 수 없었기에 더 소중한 여행의 조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