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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여행하며 마주쳤던 18곳의 비경

도시 여행에도 풍경과 비경이 있습니다. 풍경은 도시를 유람하는 모든 이들이 발걸음을 뗄 때마다 눈에 담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하지만 비경은 그곳을 찾아 나선 여행객들에게만 허락된 도시의 숨겨진 모습입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퇴사준비생의 관점으로 런던의 비경을 탐험했습니다. 런던의 풍경과 비경을 마주하며 런더너들의 시간에 대한 접근이 부러웠습니다. 런던에선 과거를 계승하여 미래로 나아가기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클래식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렇다면 과거를 보존하기만 하면 런던같은 도시 풍경을 만들 수 있을까요?

 

시간이 흐른다고 클래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래에도 남을 현재가 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에도 철학과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트렌드에 휩쓸려 좇아가기에 급급하다 보면 내일에도 남을 풍경을 축적하는 일은 요원합니다. 런던은 과거에 생겨나 시간을 이겨낸 클래식과 현재에 등장해 시간을 이겨낼 뉴 클래식이 조화를 이루며 도시의 비경을 다채롭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런던을 여행하며 마주쳤던 18곳의 비경을 소개합니다. 런던에서 진부한 것을 진보적으로 만든 18개의 매장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1. 골즈보로 북스

 

 

2만 원짜리 책을 200만 원에 파는 서점 
: 제품을 작품으로 바라보면 가격이 달라진다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면 가치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제품 자체가 스토리인 책은 예외인 듯 보입니다. 같은 장르의 책이라면 가격대가 정해져 있습니다. 책이니까 그래야만 하는 걸까요? ‘골즈보로 북스’가 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2. 비타 모조

 

 

90억 가지의 조합이 가능한 샐러드 가게 
: 누구나 자기만의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다

‘비타 모조’는 맞춤형 샐러드 가게입니다. 사업 확장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받았는데, 49억 원을 모금했습니다. 샐러드 맞춤화가 이정도의 반응을 이끌어낼 일일까요? 비타 모조가 꿈꾸는 ‘음식의 미래’를 보면 이해가 갑니다.

 

3. 바디즘

 

 

몰디브에도 지점이 있는 헬스클럽 
: 업의 정의가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다

헬스장 없이 헬스클럽을 운영할 수 있을까요? 공간 임대업이 아니라 교육업으로 접근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공간이 필요한 업을 고민하지만 공간 마련이 부담스럽다면, 10년만에 자체 헬스장을 오픈한 ‘바디즘’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밥 밥 리카드

 

 

요일마다 가격이 달라지는 레스토랑
: 고객 행동을 유도하는 선택 설계의 정석

보통의 고급 레스토랑은 평일의 손해를 주말 장사로 메꿉니다. ‘밥 밥 리카드’는 당연한 듯 여겼던 방식에 의문을 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의 맛은 기본이라는 전제를 깔고, 음식이 아니라 공간을 팔기로 합니다.

 

5. B.Y.O.C.

 

 

주류 판매 면허가 필요 없는 술집
: 업의 핵심도 아웃소싱하는 기술

‘B.Y.O.C.’는 칵테일 바입니다. 이 곳에 가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술을 직접 사서 가야 하고, 입장료도 내야하며, 시간 제한도 있습니다. 런던에 칵테일 바가 없는 것도 아닌데 고객들이 B.Y.O.C.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6. 조셉 조셉

 

 

요리가 아닌 일상을 위한 주방용품 매장
: 업계의 룰을 깨는 비전문가의 힘

주방용품을 만드는 ‘조셉 조셉’의 창업자인 조셉 형제는 요리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내놓는 제품들은 전문가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던 주방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때로는 몰라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7. 시크릿 시네마

 

 

3D보다 입체적인 영화관의 비밀
: 경계를 넘나들면 고객이 넘어온다

영화관 위치도 알려주지 않고, 10년도 넘게 지난 영화를 상영하며, 티켓 가격도 3배 이상 비쌉니다. 그럼에도 관객들이몰립니다. 비결이 뭘까요?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안에 있는 것입니다.”는 창업자의 설명에 힌트가 있습니다.

 

8. 피터 해링턴

 

 

정가보다 싼 헌책이 없는 헌책방
: 올드한 제품을 골드로 바꾸는 지혜

헌책이라고 다 같은 헌책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을 버텨내거나 유명 인사의 흔적이 남은 헌책은 희소 가치가 생깁니다. 동일한 내용의 새책과 경쟁하는 헌책과는 다릅니다.‘피터 해링턴’은 이러한 속성을 영리하게 사업화했습니다.

 

9. 다크 슈가즈

 

 

기분까지 충전하는 초콜릿 가게
: 원산지는 표기의 대상이 아니라 정체성이다

런던에는 크고 작은 초콜릿 강호들이 넘쳐납니다. 낄 틈 없어 보이던 영역에서 초콜릿 가게 ‘다크 슈가즈’가 존재감을드러냅니다. ‘초콜릿은 유럽’이라는 공식 따르지 않고, 카카오 원산지인 아프리카에 주목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10. 카스 아트

 

 

미술용품 매장이 미술관에서 멀어지려는 이유
: 행동으로 이어지는 비전이 진짜다

‘카스 아트’는 미술용품을 반값에 판매합니다. 예술을 부의 상징이 아니라 모두의 권리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가격만 낮춘다고 그들의 바람처럼 동네를 예술가로 채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무엇이 더 필요한 걸까요?

 

11. 조 러브스

 

 

몸으로 맡는 향기를 만드는 향수 가게
: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는 열정에서 나온다

조 말론 런던의 창업자인 조 말론은 이름을 딴 브랜드를 에스티 로더에 매각했습니다. 큰 돈을 벌었으니 누리며 살 법도한데, 향수에 대한 열정까지는 매각할 수 없어 ‘조 러브스’를 런칭합니다. 다시 만든 향수 가게는 어떻게 다를까요?

 

12. 더 모노클 카페

 

 

당신이 읽고 있는 잡지는 무엇입니까?
: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종이 잡지가 살아남는 방법

종이 잡지를 발행하는 ‘모노클’은 카페와 편집숍도 운영합니다. 잡지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서 매장을 연 것이 아닙니다. 모노클이 잡지의 지면을 벗어나 공간으로 나온 데에는 경제적 이유 이상의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13. 메이드

 

 

가격표 대신 (+)태그가 붙어있는 가구점
: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매장으로 연결되는 문

온라인 쇼핑에 밀려 쇼핑 매장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있습니다. 쇼핑 매장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일까요? ‘메이드’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접목시킨 매장들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쇼핑 매장의 쓸모를 찾았습니다.

 

14. LN-CC

 

 

하나의 매장으로 100개국에 단골을 둔 패션 편집숍
: 마니아들에겐 국경이 없다

럭셔리와 스트리트 패션이 섞여 있습니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경계도 모호합니다. 매장인지 클럽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편집의 기준이 없어 보여도, 알고보면 정체성이 뚜렷합니다. 패션 피플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있는 곳입니다.

 

15. 바쉬

 

 

낙서를 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 매장
: 가격을 낮추면서도 가치를 높이는 비법

‘바쉬’는 최저가를 보장하는 다이아몬드 반지 매장입니다. 하지만 가격 파괴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가격이 가치를 반영하는 신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딜레마의 상황에서 바쉬는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까요?

 

16. 큐비츠

 

 

선택이 쉬워지는 비스포크 안경점
: 원리를 공유하면 복잡성이 줄어든다

제품 종류의 개수는 중요합니다. 고객들은 제품 종류가 지나치게 많으면 선택장애에 빠지고, 몇 개 없으면 고르는 재미를 잃습니다. 비스포크 안경점 ‘큐비츠’는 다양함을 제시하면서도 심플함을 유지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17. 로버슨 와인

 

 

도심 한복판에 있는 와이너리
: 약점과 강점은 종이 한 장 차이

런던의 날씨는 포도 재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런던과 와이너리는 낯선 조합입니다. 그렇다면 런던에선 와인을 수입해서만 마셔야할까요? ‘로버슨 와인’은 통념을 깨고 런던에 포도밭에서 해방된 와이너리를 만들었습니다.

 

18. 시티즌M 호텔

 

 

포기한 만큼 인기를 얻은 호텔
: 경쟁자를 모르고도 경쟁력을 갖는 비결

5성급 호텔로 보기에는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렇다고 3성급 호텔로 보자니 시설이 고급스럽습니다. 호텔에 대한 기존의 기준으로는 정의하기 어려운 ‘시티즌M 호텔’에는 경영의 기분을 나게하는 경영의 기본이 담겨있습니다.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여행을 여행답게 만듭니다.”

여행의 묘미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계획한 일정을 숙제하듯 소화할 때가 아니라, 뜻밖의 상황을 느닷없이 마주칠 때입니다. 예정에 없었던 대화, 있는 지도 몰랐던 공간, 상상하지 못했던 제품, 경험하기 어려웠던 현상, 기대하지 않았던 디테일 등이 여행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 계획을 세우는 건 중요하지만, 우연이 끼어들 여지를 남겨둘 필요도 있습니다.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여행에서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선물해 준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자, 계획할 수 없었기에 더 소중한 여행의 조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