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커피를 즐기는 150가지 방법 – 커피 러버스 플래닛

취향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지식과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개인의 취향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된 사람들을 일컫는 ‘테이스테셔널(Tastational)’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입니다. 타이베이에는 커피에 대한 취향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물론, 취향의 저변마저 넓히는 커피숍이 있습니다. 바로 커피를 즐기는 150가지 방법을 만날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숍, ‘커피 러버스 플래닛(Coffee lover’s planet)’입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펼쳐지는 커피의 세계를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시애틀에는 커피 원두를 없앤 커피가 있습니다. 스타벅스를 낳은 도시이자 커피의 도시라고 불리는 시애틀에서 이런 역설적인 커피가 탄생했다니, 사연이 궁금해집니다. 이 커피를 만든 스타트업 ‘아토모(Atomo)’의 창립자 재럿 스탑포스(Jarret Stopforth)와 앤디 클라이시(Andy Kleitsch)는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미국인의 68%가 커피에 설탕과 프림을 첨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다수의 사람들이 커피 본연의 맛에 만족하지 못하고 첨가물을 더해 원하는 맛의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그들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의 맛과 향만 추출한 커피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재럿과 앤디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 맛과 좋아하지 않는 커피 맛을 구분하기 위해 먼저 커피를 분자 단위로 해체했습니다. 아라비카 원두를 구성하는 1,000개 이상의 분자화합물 중 약 40여 개가 커피의 맛, 향, 바디감 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 냈습니다. 이 40여 개 분자화합물과 분자구조가 비슷한 식재료들을 찾기 위해 연구한 결과, 수박씨, 해바라기 씨앗껍데기 등을 활용해 원두 커피와 유사한 맛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드러운 맛을 내는 물질은 더하고, 사람들이 설탕과 프림으로 중화하려고 했던 쓴맛과 신맛 등에 관여하는 물질은 줄였습니다. 그러자 커피보다 맛있는 커피이자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인 커피, ‘분자 커피(Molecular coffee)’가 탄생했습니다.

 

원두없이도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되자,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했습니다. 분자 커피의 가격은 스타벅스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분자 커피는 아직 상용화를 위한 연구 중임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컨셉과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2만 5천 달러(약 2천 9백만 원)를 후원받았습니다. 현재는 아라비카 커피의 맛만 구현했지만, 분자 단위로 분류된 커피 맛의 구성 요소를 조합하여 향후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케냐, 디카페인 커피까지 선보일 예정입니다. 커피 맛을 모듈화하자 커피 맛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차(茶)의 왕국에서 커피를 외치다

 

시애틀에 커피 맛을 살리기 위해 커피 맛을 해체한 아토모가 있다면, 타이베이에는 커피 맛을 알리기 위해 커피 맛을 세분화한 커피 러버스 플래닛(Coffee lover’s planet)이 있습니다. 2016년 설립된 이 카페는 ‘세상을 커피로 놀랍게 만들고, 세상을 커피로 놀라게 하자(Make the world amazing with coffee, amaze the world by coffee)’는 모토로, 전 세계에서 공수한 수십 가지 커피를 판매합니다. 커피 러버스 플래닛의 첫 인상은 야심찬 모토만큼이나 강렬합니다. 수십 가지의 커피 콩들이 진열되어 있고, 바를 연상케하는 넓은 매장 형태가 보통의 카페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게다가 가격표를 보니 커피 한 잔에 평균 1만 원이 넘고, 가장 비싼 커피는 2만 원 이상입니다. 한국보다 더 저렴한 대만 물가를 고려하면 상당한 가격대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커피 러버스 플래닛 타이베이 매장은 소고 백화점 둔화 지점 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게다가 대만의 커피 소비량은 전 세계 커피 소비량 중 0.5%도 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라이벌 격인 차 소비량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타이베이에 진출하고, 토종 커피 브랜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커피 소비량보다 차 소비량이 더 많습니다.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타이베이에 당당히 자리 잡은 커피 러버스 플래닛의 존재가 직관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커피가 낄 자리 없어 보이는 타이베이에 만 원짜리 커피숍이 자리를 만든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차의 왕국에서 커피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며 순항 중인 커피 러버스 플래닛의 비결은 주목할만 합니다.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여행에서 미래를 만나보세요. 월 3,900원에 모든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 달 무료 체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