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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세상에서 가장 멋진 청소차

  누구나 언젠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우화가 있습니다. 벽돌공 우화입니다. 아시다시피 내용은 간단합니다.   벽돌을 쌓고 있는 3명의 벽돌공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번째 벽돌공은 ‘벽돌을 쌓고 있다’고 대답했고, 두번째 벽돌공은 ‘교회를 짓고 있다’고 말했으며, 세번째 벽돌공은 ‘하느님의 성전을 짓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열정적 끈기와 끝까지 해내는 힘에 대한 책인 <그릿>에서도 벽돌공 우화를 인용합니다. 이를 통해 첫번째 벽돌공은 생업을, 두번째 벽돌공은 직업을, 세번째 벽돌공은 천직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설명합니다. 자신의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로 일을 하는 사람을 구분한 것입니다.   <그릿>에서처럼 생업과 천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3명의 벽돌공 사이에서 차이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3명 모두 벽돌을 쌓는 행위를

#71. 100파운드를 의미있게 날리는 방법

  계획을 세우는 일은 중요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도 있습니다.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런칭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퇴사준비생의 도쿄> 출간 후에 6개월 정도의 간격을 두고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런칭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런던으로 취재를 떠난 것도 <퇴사준비생의 도쿄> 출간 전인 2017년 5월이었습니다. 이 때까지는 계획이 있었는데, 역설적이게도 <퇴사준비생의 도쿄> 출간 이후 계획이 무너집니다. 기대 이상의 반응에 감사하게도 여기저기서 사업 제휴나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밀려드는 일들을 있는데, 이를 마다하고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취재 후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우선 순위에서 밀렸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 2018년 가을에는 책을 낸다는 계획을 다시 세웠습니다. 물론 가능성을 열어 두었지만 변수는

#70. 발리에서의 한달살기 괜찮을까요?

휴양지에서 한달을 살면 어떨까요?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처럼 보이지만, 막상 한달을 산다고 생각해보면 사람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휴양지에서 보내는 며칠은 누구나 좋아합니다. 바다나 산 등 자연을 벗삼아, 일상과 단절된 나만의 시간을 갖는게 싫을 리 없지요. 그러나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작동합니다. 심심함보다 안락함의 크기가 컸던 시기를 지나가면, 심심함이 안락함을 넘어서는 때가 오는 것입니다. 홀로 있는 시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심심할 지언정 여전히 안락하겠지만, 도시의 분위기, 다양성, 문화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휴양지에서 한달을 사는게 누구에게나 좋은 기회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리라면 누구나 같은 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7시간 내외로 갈

#69.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알 수 없는 것

  해외로 취재를 하러 갈 때는 호텔이 중요합니다. 걸음 수 기준으로 평소 대비 3배 가량의 이동량이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집중해서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복귀 후에 숙소에서 충전을 하고 다음 날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숙소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비싼 호텔에 묵는 편이 좋습니다. 수요와 공급, 예약 시기 등이 호텔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호텔의 가격에는 위치, 시설, 서비스, 브랜드 등의 수준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비싼 호텔이 좋다는 걸 모를리 없지만, 지갑 사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선택은 주어진 예산 하에서 최선의 호텔을 찾는 것입니다. 그림의 떡인 호텔들을 감상만하다가 현실 세계로 내려오면, 가격과 퀄리티 사이의

#68. 여행이 말을 걸어올 때

  때로는 여행이 말을 걸어올 때가 있습니다. 일상에 두고 온 고민들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여행은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힌트를 무심코 툭 던져줍니다. 콜라보 프로젝트를 위해 발리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여행이 말을 걸며 고민 상담을 해주었습니다.   첫번째는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고민입니다. 콘텐츠 기획을 하면서 크리에이티브를 빼놓을 수 없는데,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의 끝에는 늘 ‘이게 통할까?’라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확신을 내릴 수 있어야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이 결과물로 만들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마지막 질문의 문턱을 넘지 못합니다. 제 3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게 당연하면서도, 가끔은 과감하지 못한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때도 많습니다. 결과물을 세상에 선보이기 전까진 누구도

#67. 빨대 꽂을 줄 아는 발리

  발리에 2주간 머무는 동안 볼 수 없었던 것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입니다. 첫 목적지인 포테이토 헤드에서 대나무 빨대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인지는 했지만 예외적인 케이스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포테이토 헤드가 제로 웨이스트와 업사이클링을 추구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플라스틱 빨대 대신 대나무 빨대를 사용하는 줄 알았습니다. 폐창문을 활용해 건물을 디자인하고, 입구 쪽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 슬리퍼 등으로 만든 작품을 전시할 정도이니, 빨대도 플라스틱을 안쓰는 것이 당연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발리를 다니다보니 예외인 줄 알았던 포테이토 헤드가 평범한 케이스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채식을 강요하기 보다 육류 대체 음식이나 과채 등으로 유연하게 채식에 다가갈

#66. 발리의 쇼핑몰에서 발견한 동물들의 정체

  장기 여행자에게는 낯설음만큼이나 낯익음이 필요합니다. 익숙한 환경이 주는 편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발리에 체류하는 동안 작업도 해야하고, 식사도 해야해서 두가지를 한 곳에서 할 수 있으면서도 익숙한 공간인 쇼핑몰을 찾아갔습니다.   예상가능한 구조와 구성을 가진 쇼핑몰에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새로울게 없어 보이기에 취재할 꺼리를 찾는 대신 일상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비치 워크’ 쇼핑몰 내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한참을 작업한 후, 배가 고파서 식사를 하러 쇼핑몰에 있는 푸드 코트로 향했다가 예상치 못한 장면을 발견합니다.     코끼리 등에 올라탄 2명의 아이들이 푸드 코트 사이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고정된 자리에서 흔들거리기만 하는 여느 쇼핑몰의 탈 것과는 달랐습니다. 이동을 할 수 있고, 동물 모양의

#65. 발리에 온 이유

  똑같은 불인데 촛불과 모닥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바람이 불 때 둘 사이의 본질적 차이가 드러납니다. 촛불은 바람에 꺼지지만, 모닥불은 바람이 불 때 더 활활 타오릅니다. 촛불은 외부의 충격에 약한 반면, 모닥불은 외부의 변화가 있을 때 더 강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모닥불은 바람을 기다립니다.   책 <블랙스완> 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 유명해진 ‘월가의 현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그 이후에 낸 책인 <안티프래질> 서문에 나오는 비유입니다. 충격에 주의하라는 말인 ‘프래질(Fragile)’에 반대를 뜻하는 ‘안티(Anti)’를 붙여 외부 충격에 더 강해지고 진화하라는 의미로 만든 말인 안티프래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안티프래질> 서문의 소제목인 ‘바람을 사랑하는 법’이 떠오른 건, 클라이언트 회사와 함께 콜라보

#64. 유튜브코드의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합니다.

  유튜브를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기존에 봤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개인이 선호할 만한 또다른 콘텐츠를 추천해 이어서 볼 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맞춤화된 영상이라 개인의 취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문제는 과거의 데이터에 갇힌다는 것입니다. 콘텐츠가 새로울 순 있어도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에만 의존하다보면 다양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다양성 속의 획일성’이라는 역설적 현상이 벌어집니다.   ‘의식의 자동화’   알고리즘에 의해 수동적 선택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획일성에 빠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분명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하기도 어렵습니다. 보는 사람이 목적성을 가지고 영상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볼 수 있다면 유튜브를 보면서도 ‘의식의 자유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개인이 유튜브를

#63. 보이지 않는 곳에 담긴 진심 2

  11번째 뉴스레터는 ‘보이지 않는 곳에 담긴 진심’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인앤아웃 버거’ 매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인앤아웃의 성공 비결은 심플합니다. 신선한 재료로, 주문 받은 뒤에 조리해 건강한 햄버거를 만드는 것입니다. 쇠고기 패티는 냉동이 아닌 냉장 보관한 패티만 사용하고, 생감자를 즉석에서 썰어 바로 튀겨 감자튀김으로 내놓습니다. 또한 인앤아웃 버거는 줄서서 먹을 만큼 수요가 넘치지만 미국 서부 지역 외로 확장을 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인프라로는 신선한 배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뿐 아니라 배달 주문도 할 수 없습니다. 신선도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달 서비스 업체를 고소했을 정도입니다. 인앤아웃 버거는 심플한 원칙을 말로만 포장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며 미국 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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