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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메야에서 쌀 매출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 아코메야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소개한 매장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브랜드는 진화합니다. 정체성을 더 뚜렷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혹은 매출을 늘려 성장하기 위해서, 혹은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소개한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브랜드를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소개했던 브랜드들의 진화한 모습을 공유합니다. 트래블코드 팀이 <퇴사준비생의 도쿄> 책을 출간한 이후 <퇴사준비생의 도쿄> 여행 프로그램을 20여 차례 운영하며 관찰하고 취재한 변화의 기록입니다.


쌀가게이면서 쌀가게가 아닌 ‘아코메야’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시장의 성장이 아니라 소재의 속성에 주목하며 쌀을 중심으로 다이닝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아코메야의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독자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지는 산업 속에서 뜨는 시장 기회를 만들어낸 아코메야에 대한 관심은 매장을 방문하는 발길로 이어졌습니다. 도쿄로 여행을 떠나 아코메야를 직접 경험했다는 인증샷이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SNS에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서울에서도 감지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현장에서 모를리 없었습니다. 아코메야에 방문하는 한국인이 급증하자, 아코메야 직원들은 영문을 알고 싶어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수소문을 한 끝에 <퇴사준비생의 도쿄>에 소개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인 파악을 하고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아코메야의 한 직원의 호기심이 살아있었습니다. 그 직원은 <퇴사준비생의 도쿄>를 들고 아코메야를 자주 방문하는 한국인에게 연결 고리가 있을 것이라 직감하고 트래블코드의 최경희 이사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렇게 연결이 되어 아코메야의 다카이 노부오 사업부장과 트래블코드의 대표인 저와의 미팅이 성사되었습니다.

 

명확한 아젠다가 없던 미팅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팅의 목적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부장은 트래블코드가 <퇴사준비생의 도쿄>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코메야에 고객들을 모시고 오는데 커미션을 요청하지 않은 점이 신기하고 고마웠나 봅니다. 그래서 그는 필요할 경우 고객들을 모시고 올 때 신제품에 대한 설명이라던지, 추보 식당의 예약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야기의 물꼬가 트이자 저는 평소에 아코메야의 비즈니스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들을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1. 아코메야에게 쌀이란

 

아코메야는 갓 지은 쌀밥이 담긴 밥그릇이 주는 행복을 전하고, 그 밥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상을 제안하겠다는 의도로 만든 브랜드입니다. 다이닝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기 위해 일본 식문화의 중심에 있는 쌀에 주목하면서도, 쌀의 친구인 반찬, 쌀을 만드는 조리기구, 쌀을 담아내는 주방용품 등을 함께 판매합니다. 그렇다면 쌀을 비롯해 쌀과 관련된 식재료와 제품 등을 함께 팔겠다는 아코메야의 전략적 시도가 재무적 성과로도 이어질까요?

 

사업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아코메야의 전체 매출 중 쌀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입니다. 햅쌀이 나오는 시즌에는 14%까지 높아지는데 평균적으로는 10%를 유지한다고 알려주며 전체적인 쌀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맛있는 고급쌀을 즐기려는 고객들은 늘고 있기 때문에 쌀 판매가 앞으로도 괜찮을거란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쌀을 소재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컨셉에 어울릴 만큼의 매출 비중입니다.

 

또한 전체 매출이 아니라 식품류와 제품류로 구분해서 분석할 경우 식품류 매출 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높아집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식품류와 제품류의 매출의 비율을 추정해보면 식품류가 전체 매출의 45%, 제품류가 55%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식품류와 제품류의 비중도 쌀을 중심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컨셉에 설득력을 더해줍니다.

 

 

#2. 아코메야에게 자체 상품(Private Brand, PB)란

 

“노 인스탄트, 노 레토르트!”

 

사업부장이 매대 한 쪽에 있는 제품을 가리키며 자신있게 한 말입니다. 육면체로 생긴 건더기 스프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미소 국물이 되는 제품이었는데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아코메야 자체 상품이라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그리고는 그 옆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국물을 시음할 수 있게 따라줬습니다. 다시 국물을 마신 후에 엄지손가락을 추켜드니, 이 제품이 자체 상품 중 베스트 셀러라고 귀뜸해줍니다.

 

편집숍으로 시작했지만, 아코메야도 자체 상품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유통 매장으로서 자연스런 수순입니다. 매장을 런칭한 후 5년만에 자체 상품의 비중이 20%까지 높아졌고, 앞으로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제품은 없지만 천연 재료를 사용해 자체 상품을 만들며 포지셔닝을 강화하는 듯 보였습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매장 곳곳에서 식품 패키지에 아코메야 로고가 붙어있는 제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체 상품 강화와 함께 눈에 띄는 시도가 콜라보 기획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아코메야의 입구에는 밥과 어울리는 브랜드들과 콜라보로 기획한 제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도 소개한 브랜드 ‘니시키야’와 콜라보해 레토르트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고, 사업부장을 만났을 때는 ‘시로카’라는 브랜드와 콜라보한 밥솥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꼭 자체 상품이 아니더라도 자체 기획한 콜라보를 통해 자체 상품에 준하는 효과를 얻는 것입니다.

 

 

#3. 아코메야에게 확장이란

 

아코메야의 컨셉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만큼 매력적이지만, 확장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맛있는 고급 쌀을 중심으로 다이닝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기 때문에 동네 곳곳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만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매장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모델입니다. 그렇다고 하나의 매장만 운영하기에는 잠재적 성장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기에 아코메야는 지혜로운 고민의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2013년에 긴자점을 런칭한 이후 인기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2호점을 내지 않았습니다. 3년 이상을 긴자에서 자리잡으며 테스트 해보고, 신주쿠 뉴우먼에 2호점을 낼 때도 팝업 매대 등을 통해서 고객 반응을 살핀 후 2017년 3월에 정식 오픈합니다. 2호점을 오픈하는 과정까지는 신중한 확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3호점 부터는 전략적인 확장을 추구합니다.

 

3호점은 2018년 10월에 도쿄가 아닌 오사카 지역에 런칭합니다. 같은 도시 내에 밀집시키기 보다 도시별로 대표 상권에 침투하겠다는 포석입니다. 3호점을 런칭한 후 4호점은 2019년 3월 경에 오픈 예정인데, 지역은 도쿄 신주쿠입니다. 오락가락 하는 듯 보이지만 4호점의 모델에 확장의 씨앗이 담겨 있습니다. 4호점에는 식품이나 제품을 파는 공간은 없고 식당만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수요와 비용 구조 때문에 다이닝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편집 매장으로는 확장에 한계가 있지만, 고급 쌀과 갓지은 쌀밥이 전하는 행복이라는 컨셉으로 포지셔닝한 아코메야가 식당만으로 매장을 늘려간다면 확장의 가능성이 열립니다.

 

 

라이프 스타일은 유행이 아니라 깊이다

 

다카이 사업부장과의 미팅을 연결해준 직원이 트래블코드의 최경희 이사에게 책 한 권을 건냈습니다. 아코메야에서 발간한 책이었습니다. 아코메야의 쌀에 대한 철학과 접근, 그리고 아코메야가 제안하는 갓지은 쌀이 전하는 행복의 예시가 담겨 있는 콘텐츠였습니다. 아코메야에서 콘텐츠 판매로 돈을 벌려고 책을 출간한 것일까요?

 

운이 따른다면 매출에 도움이 될 만큼의 책 판매를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기대로 책을 출간한 건 아닙니다. 쌀을 중심으로 다이닝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싶은 브랜드로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정통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명목으로 유행을 쫓기 보다, 깊이를 추구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아코메야가 쌀로 짓는 라이프 스타일에 뜸들이는 시간 만큼, 아코메야가 만들어갈 쌀가게의 미래엔 윤기가 흐릅니다.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여행을 여행답게 만듭니다.”

여행의 묘미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계획한 일정을 숙제하듯 소화할 때가 아니라, 뜻밖의 상황을 느닷없이 마주칠 때입니다. 예정에 없었던 대화, 있는 지도 몰랐던 공간, 상상하지 못했던 제품, 경험하기 어려웠던 현상, 기대하지 않았던 디테일 등이 여행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 계획을 세우는 건 중요하지만, 우연이 끼어들 여지를 남겨둘 필요도 있습니다.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여행에서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선물해 준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자, 계획할 수 없었기에 더 소중한 여행의 조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