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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로 100%를 보여주는 방법 – 테라다 모케이

‘테라다 모케이’는 벚꽃놀이, 장보기 등 일상의 풍경을 100분의 1로 축소한 종이 건축 모형입니다. 하지만 그저 비례에 맞춰 줄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적절하게 디테일을 생략하고 변형하며 실물의 본질을 반영하거나 바라는 이상을 투영합니다. 그렇게 감각적으로 구현해 낸 이 작은 세상은 건축 모형을 넘어 광고, 영화, 책, 이모티콘 등으로 무한 확장 중입니다. 작은 세상으로 얼마나 큰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해보세요.

 

Quick View

  • 들어가며
  • 졸음이 키워낸 작은 세상
  • 작은 세상에 필요한 큰 차이
  • 작은 세상이 부르는 큰 고객
  • 작은 세상과 만드는 큰 세계
  • 작은 세상을 키워갈 물음

 

본 콘텐츠는 읽는 데 총 7분 정도 소요됩니다.

 


 

돌과 모래만으로 자연 풍경을 재현한 정원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일본의 ‘가레산스이’를 보면 가능하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가레산스이는 물과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돌과 모래만으로 산수(山水)를 표현하는 일본 특유의 정원 양식입니다. 시간의 흐름에도 흔들리지 않는 돌을 중심에 두고 나머지를 생략해 경치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돌이라는 핵심만 남기고 강, 바다, 나무 등의 이미지는 보는이의 상상력에 맡기는 방식입니다. 교토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료안지’의 가레산스이가 대표적입니다.

 

가레산스이는 미니멀리즘의 결과물로 볼 수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축소지향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양식입니다. 작게 만들어 품안에 두고자 하는 일본인의 성향으로 일본식 정원은 ‘빌리는 자연’이 아니라 ‘옮기는 자연’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주변 자연을 정원의 연장선으로 펼쳐놓는 ‘차경’과 달리 멀리 있는 자연을 축소해 눈 앞으로 끌어오는 ‘축경’이라는 뜻입니다. 제한적인 크기로 자연을 줄여야 하니 부차적인 것들은 생략해야했고, 그 결과로 물과 나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보통의 정원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의 정원이 탄생했습니다.

 

경외의 대상인 자연도 축소하는데, 사람이 만든 건 오죽할까요. ‘축소지향의 일본인’들은 자동차, 철도, 로봇 등을 거침없이 줄이며 프라모델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어 냅니다. 자동차 모형의 선두주자 ‘타미야’, 철도 모형으로 유명한 ‘카토’, 로봇의 대명사인 건담을 만드는 ‘반다이 남코’ 등이 프라모델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으며 제품을 축소하는 클래스를 보여줍니다. 자연을 줄이는 축경과 다른 점이 있다면, 축척이라는 개념을 통해 실물의 크기를 줄이고 정교함을 살린다는 것입니다.

 

자연과 제품을 줄이는 것으로 모자라 일본인의 삶까지 축소해 품안에 둘 수 있게 만드는 회사도 있습니다. ‘테라다 모케이’는 다양한 일상의 모습을 주제로 모형을 제작해 선보입니다. 축소의 일관성을 위해 여느 프라모델 회사들처럼 축척을 사용하지만, 추구하는 바는 다릅니다. 그들이 축척을 통해 실물을 디테일을 그대로 표현하려 한다면 테라다 모케이는 사람의 눈으로 판별할 수 없는 디테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하지 않은 디테일을 솎아내서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것을 통해 현실감(리얼리티)을 구현합니다. 생략하여 상상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가레산스이와 유사한 접근입니다.

 

축소지향적 본성을 이어가면서도, 가레산스이와 프라모델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킨 테라다 모케이가 축소의 방식을 빌어 만들어낸 ‘미지의 좋음’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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