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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유적지를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방법 – 타이쿤

유적지가 오래되고 희소하며 보존이 잘 되어 있을수록 역사적 가치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되는 것과는 별개입니다. 역사적 의미도 지키면서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 보존 외에 또다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옛 경찰서, 관공서, 교도소로 이루어진 홍콩의 타이쿤(Tai Kwun)에는 연간 340만 명이 방문합니다. 무엇이 150년 된 유적지를 이토록 핫하게 만들었을까요?

 

Quick View

• 들어가며
• #1. 구조에 손대지 않되 재해석한다
• #2. 다시 올 이유를 만든다
• #3. 역사 콘텐츠를 현재 버전으로 업데이트한다
•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기 위한 조건

 

본 콘텐츠는 읽는 데 총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홍콩은 도박의 나라입니다. 성인인구 열 명 중 여덟 명이 도박을 합니다. 청소년 열 명 중 네 명이 도박을 하며, 그 중 세 명은 10살 이전에 도박을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보니 경마, 로또, 스포츠 토토 등 도박 사업을 독점 운영하고 있는 홍콩 자키 클럽(Hong Kong Jockey Club)의 벌이가 쏠쏠합니다. 홍콩 세수의 7%를 웃돌아 수년째 최대 세원 지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과연 홍콩 정부의 ATM이라고 불릴 만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국가가 나서서 사행 사업을 장려해도 되는 것일까요? 홍콩 시민들의 비판은 없을까요?

 

홍콩 자키 클럽의 사명을 보면 도박에 대한 홍콩 사회의 관대함이 이해가 됩니다. ‘말을 통해 정부의 세수 확보에 기여하고, 홍콩 시민을 위해 최고의 자선과 기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실제로 세금과 최소한의 운영비를 제외한 이익 잉여금 전액을 홍콩 지역 사회에 기부합니다. 이를 통해 홍콩 인구의 75%가 수혜를 받으며, 규모 면에서 자선 기부단체 세계 랭킹 6위에 오를 정도입니다. 기부액에서 예상할 수 있듯 도박 사업 수완도 뛰어납니다. 도박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얼마간 인정하고 불법 도박으로 빠질 수 있는 수요를 양지에서 관리하자는 것이 이들의 방향성입니다. 그래서 핵심 사업인 경마의 경우 고객이 경마장에 오지 않고도 어플로 원격 베팅을 할 수 있게 하고, 베팅 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 문턱을 확 낮췄습니다. 또한 총 베팅 금액 중 고객이 가져가는 금액의 비중인 환수율을 높이고, 베팅 손실액에 대한 리베이트를 하는 등 보통 불법 도박에서 쓰는 유인책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합니다. 그러면서도 매년 3억 6천 만 홍콩달러(약 567억 원)를 도박 중독 예방에 써서 도박이 건전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자리잡게 합니다. 도박하는 사람들을 모두 가시권 안으로 들여 관리하기에 중독 예방도 효과적입니다. 그 결과 홍콩의 도박 중독률은 1.4% 정도로 3.2%인 미국과 2.5%인 영국보다 낮은 수준이며, 불법 도박은 0.1%로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재정적인 목표를 극대화하면서 공공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홍콩 자키 클럽이 10여 년간 38억 홍콩달러(약 5,963억 원)를 투자한 사업이 있습니다. 옛 중앙 경찰서, 중앙 관공서, 교도소로 이루어진 타이쿤(Tai Kwun)을 재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보통 교도소를 도심 외곽에 두는데, 필요 기관을 한 데 모아 두어 원스톱으로 사법 절차를 집행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적입니다. 영국이 홍콩을 점령하면서 1864년부터 1925년까지 센트럴 지역 8,430평 부지에 차례로 지어졌으며, 16개의 건물이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영국 빅토리아 양식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베트남 정치 지도자 호치민이 수감된 이력이 있는 등 역사적 의미도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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