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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성급 호텔 레스토랑의 주방을 엿볼 수 있다면? – 원 하버 로드

그랜드 하얏트 홍콩의 원 하버 로드 레스토랑에서 셰프스 테이블을 예약하면 주방 안에서 식사할 수 있습니다. 한 편의 오케스트라에 비유될만큼 일사불란하게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공식 메뉴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손님이 주방을 직접 들여다보는 것이 아닙니다. 주방에 카메라를 두고 룸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주방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원 하버 로드가 셰프스 테이블에 모니터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달콤한 상상을 하나 해봅시다. 파티셰가 눈 앞에서 디저트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것도 즉흥적으로. 홍콩의 디저트 바 아툼 데저런트(Atum Desserant)에 가면 상상이 현실이 됩니다. 바 테이블마다 파티셰가 즉흥 디저트쇼를 보여줍니다. 메뉴 이름도 재즈 즉흥 연주를 뜻하는 ‘임프로바이제이션(Improvisation)’입니다. 스테이크같은 브라우니, 석탄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단품 메뉴도 위트 만점이지만, 아툼 데저런트의 최고 인기 메뉴는 단연 임프로바이제이션입니다.

 

 

<<< 임프로바이제이션 메뉴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메뉴의 일부입니다.

 

 

먼저 바 테이블에 앉아 흰색, 회색, 검은색 중 하나를 골라 실리콘 매트를 깝니다. 이 매트를 캔버스 삼아 바 건너편의 파티셰가 손님 눈 앞에서 디저트를 한땀한땀 ‘그려’ 나갑니다. 색색깔의 소스로 난 치듯 시원시원하게 획을 긋고 점을 찍으며 밑그림을 다집니다. 화포 위에 물감을 즉흥적으로 흩뿌리며 우연한 작품을 만들어내던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을 연상케 합니다. 그리고 무스 타입, 슬레이트 타입, 털실 타입, 큐브 타입 등 다양한 제형과 색의 초콜릿, 푸딩, 생크림, 마시멜로, 모찌, 과일 등을 차곡차곡 쌓아올립니다. 여기에 드라이 아이스 연기를 내뿜는 액화 질소 아이스크림을 즉석 제조해 얹으면 현장감이 배가 됩니다. 보통 디저트는 식사를 마무리하는 조연인데 여기서는 어엿한 주인공입니다. 레스토랑이나 위스키 바의 전유물이던 16층 전망을 누릴 수 있게 한 것도, 밤 11시 30분까지 심야 영업하는 것도 모두 간만에 주인공 자리를 꿰찬 디저트를 최대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 원하는 문구도 새길 수 있어 기념할 일이 있을 때 적격입니다. 한국어로 ‘퇴사준비생의 홍콩’을 부탁해도 거뜬합니다.

 

임프로바이제이션 메뉴는 328 홍콩달러(약 49,200원)로 일반 단품 메뉴 가격의 2배가 넘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제대로 된 한 끼 식사 값에 버금갑니다. 사실 디저트에 선뜻 쓰기에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그렇다고 파티셰의 실력이나 재료의 퀄리티가 월등하게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기다리면서까지 임프로바이제이션 메뉴를 찾는 건 과정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잭슨 폴록이 결과물이 아니라 제작 과정 그 자체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듯, 아툼 데저런트도 디저트 만드는 과정을 메뉴화하였습니다. 단순히 오픈 키친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흥미로운 제조 과정을 별도로 만들어 선보임으로써 한 편의 쇼를 본 듯 합니다. 아툼 데저런트의 바 테이블을 ‘테이블 극장(Table Theatre)’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내부 사정으로 아툼 데저런트의 디저트 쇼는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다행히 홍콩에는 아툼 데저런트보다 더 전문적이고 희소한 조리 과정을 메뉴로 선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5성급 호텔 그랜드 하얏트에 있는 레스토랑 ‘원 하버 로드(One Harbour Road)’입니다. 원 하버 로드에서 ‘셰프스 테이블(Chef’s Table)’ 메뉴를 예약하면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호텔 주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셰프의 손님

<<< 눈길이 닿는 하나하나 모두 고급스러운 원 하버 로드지만, 셰프스 테이블을 위한 특별한 공간은 따로 있습니다. ⓒ원 하버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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