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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발견한 광고의 기술

트래블코드에서 해외로 출장을 가는 경우는 3가지 중 하나입니다. 콘텐츠를 취재하거나,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사업을 추진하는 등의 일로 비행기를 탑니다. 3가지 유형의 출장 모두 나름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콘텐츠 취재를 위한 출장은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여행 프로그램을 위한 출장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며, 사업 추진을 위한 출장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미국 법인을 설립할 때를 제외하고, 지금까지의 출장은 콘텐츠 취재와 여행 프로그램 운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퇴사준비생의 도쿄>를 시작으로 트래블코드가 기획하고 제작하는 콘텐츠를 글로벌 무대에 선보이고 싶어서, 오랜만에 LA로 사업 추진을 위한 출장을 떠나왔습니다. 미국 시장 조사에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콘텐츠를 취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A에서 직업병이 도지는 걸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LA 곳곳에 숨어있는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발견할 때마다 발걸음이 멈춰졌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스포츠 경기장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된 ‘스테이플스 센터’였습니다. 아무 기대 없이 저녁 먹으러 갔다가 광고를 보느라 예정에 없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스테이플스 센터 주변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하듯 광고하고 있었고, 광고가 넘치는 만큼 사람들에게 광고를 보이게 하는 방법을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 코너를 이용한다

스테이플스 센터에 도착한 날에 공연이 있어서 주변 통제를 했습니다. 그래서 스테이플스 센터의 중심부가 아니라 초입의 가장자리에서 내려 걸어갔습니다. 조금 걸어 내려가자 쇼핑몰 쪽의 건물에 플래카드처럼 붙어 있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벽면에 적힌 글자가 광고 메시지뿐이라서 눈에 띄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4월 5일에 ‘Our planet’이라는 콘텐츠를 런칭했다는 정보 전달성 플래카드인줄 알았는데, 좀 더 걸어가니 광고가 달리 보였습니다.

 

플래카드가 아니라 광고판이었습니다. 광고판을 건물에 평면으로 붙이는 대신 삼각형 모양으로 입체감을 주어 설치한 것이었습니다. 입체감을 주자 건물의 모든 방향에서 광고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왼쪽에서는 텍스트로 전달하는 메시지만 보였고, 오른쪽에서는 이미지 중심의 포스터가 보였으며, 중앙에서는 텍스트와 이미지가 모두 보였습니다. 특히 스테이플스 센터 중심부로 들어가는 동선이 약간 굽어져 있어 삼각형 모양으로 입체감을 준 광고판의 효과는 더 컸습니다. 광고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감각이 달랐습니다.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광고판뿐만 아니라 동영상 광고를 할 수 있는 전광판도 엣지가 있었습니다. 스테이플스 센터 주변에 있는 메리어트 호텔 벽면에 설치한 동영상 광고판은 건물의 정면뿐만 아니라 측면까지도 활용했습니다. 측면의 광고 면적은 플래카드 정도의 크기였지만, 코너를 넘나들자 광고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습니다. 넷플릭스 광고가 있던 광고판처럼 정면이 아닌 방향에서도 메시지 중심의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코너를 살짝만 살렸을 뿐인데, 광고 효과가 2배로 살아납니다.

#2. 의미를 부여한다

스테이플스 센터 중심부의 중앙에는 광장같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광장을 둘러싼 LED 광고판에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들이 현란하게 돌아가고 있었는데, 광장의 중앙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설치물이 하나 세워져 있었습니다. 위치 선정과 컬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설치물의 하단에는 ‘ABSOLUT’ 보드카 브랜드가 적혀 있었고, 그 위의 중앙 부분에는 앱솔루트 보드카 이미지와 함께 ‘Planet earth’s favorite vodka’라는 메시지가 카멜레온처럼 보일 듯 말 듯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설치물은 예술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데다가 정사각형 모양으로 되어 있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적합한 오브제였습니다. 게다가 친절하게도 사진을 찍을 때 설치물이 화면에 적당하게 들어올 위치를 표시해 두었습니다. 모든 게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되어 보이는 광고 이벤트였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광장의 한복판에 세워진 광고판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주목을 받기 충분했지만, 앱솔루트 보드카는 광고 이벤트에 의미를 심어 광고의 격을 높였습니다.

 

발자국 모양으로 표시해둔 포토 스팟에 서면, ‘Scan and discover an ABSOLUT interactive experience’라는 메시지가 보입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설치물에 갖다대니 오브제가 스캔되면서 광고 이벤트를 설명하는 사이트 링크가 화면 위에 떴습니다. 광고 이벤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링크를 클릭하면 광고 이벤트의 의미에 대한 설명과 지역 커뮤니티를 도울 수 있는 방법, 그리고 근처에서 앱솔루트 보드카를 즐길 수 있는 곳에 대한 소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과 연계하여 광고 이벤트를 구성하긴 했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광고 이벤트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몰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설치물 뒤편에도 광고 이벤트의 기획의도를 설명해두었습니다. 미국에서 65%의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는 상황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쓰레기 재활용을 장려하고자 LA에서 버려진 1.03톤의 쓰레기로 Dan Tobin Smith 아티스트와 함께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사람들이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재활용 쓰레기통을 비치해두었습니다.

 

‘바다에 물방울 떨어뜨리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이 캠페인이 쓰레기를 줄이는 자극제가 되길 바랍니다.'(It may seem like a drop in the ocean, but we hope it’s an inspiring start for us all to limit our waste.)는 메시지에서 볼 수 있듯이 광고 이벤트의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의미를 담아 희망을 전하려는 시도에 앱솔루트 보드카의 브랜드 이미지가 고급스럽게 숙성됩니다.

 

 

#3. 과정을 드러낸다

앱솔루트 보드카 광고판 앞에서 정신을 빼앗겼다가, 스테이플스 센터에 온 목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저녁 식사 장소를 찾기 위해 스테이플스 센터 주변을 한바퀴 둘러봤습니다. 중앙의 광장을 지나 대로변으로 나가자 식당은 눈에 안들어오고 또다른 광고가 눈에 들어옵니다. 스테이플스 센터 건너편 쪽의 건물 벽면에 애플이 광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애플 광고야 여기저기서 볼 수 있을 만큼 흔해서 특별할 게 없었지만, 광고가 있는 위치와 방식이 특이했습니다. 건물 벽면에 LED 전광판이나 광고판을 걸어두고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건물 벽면에 그림을 직접 그린 광고였습니다. 아날로그 벽화가 디지털 사이니지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스트리트 아트가 있어야 할 자리에 예술가가 아트 대신 광고를 그리니 어색하면서도 어울리는 도시의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예술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광고를 노출하는 방법이지만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광고 대비 비효율적인 방식인 건 분명합니다. 그림을 완성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림이 완성되면 광고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예술가에게 작업비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건물에 벽화를 그려 광고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사이니지와 달리 벽면에 그림을 그리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광고가 완성되는 동안 예술가들이 건물을 캔버스 삼아 거대한 벽화를 그리는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스테이플스 센터 건너편에서 발견한 애플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3개의 영역 중에 하나만 그림이 완성되어 있고, 나머지는 그리는 과정에 있습니다. 퇴근 시간 이후라 예술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예술가들이 거대한 벽면에 매달려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면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었을 것입니다.

 

완성된 광고는 거리의 예술로 승화되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작업 중인 광고는 거리의 볼거리가 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니, 광고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 기대 없이 저녁 먹으러 간 곳에서 뜻밖의 인사이트를 발견한 덕분에 저녁 식사의 포만감이 더 커졌습니다. 다음 주에는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물을 사러 들른 마트에서 발견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물 사러 갔다가 1시간 30분 동안 마트를 디코딩(Decoding)한 이야기입니다.

 

 

퇴사준비생의 홍콩
호텔이 품은, 호텔을 품은 코워킹 스페이스 – 카프누

카프누(Kafnu)는 홍콩 5성급 호텔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입니다. 수영장, 짐, 룸 서비스 등 호텔 투숙객의 혜택을 그대로 누리는 것은 물론, 레스토랑과 객실을 할인받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다른 도시에 있는 카프누는 아예 자체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고 갈 수 있는 일터인 셈입니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호텔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이 그리는 코워킹 스페이스의 미래는 무엇일까요?

 

> 새로운 컨텐츠 보러가기 <

 

 

오는 5월 8일, 도쿄의 신주쿠 한복판에서 도심 속 료칸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도쿄의 클라스카 호텔, 교토의 호텔 안테룸, 베이징의 무지호텔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지역을 살리는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UDS가 ‘온센 료칸 신주쿠(ONSEN RYOKAN Shinjiku)’로 또 한 번 새로운 공간을 선보입니다. 일본 전통 료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심 속 료칸답게 최상층인 18층에 노천탕을 두었습니다. 도쿄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러 도심 속 휴양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도쿄, 타이베이, 홍콩 등 가까운 도시로 주말 동안 여행을 떠나는 컨셉의 영상 콘텐츠인 ‘금요일에 떠나는 사람들’ 시리즈는 페이스북에서 적게는 1만 회, 많게는 29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짧게 자주 가는 여행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주 이상 길게 휴가를 가는 것이 당연했던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도 1~3일동안 짧게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단기 여행(Micro trip)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단기 여행자들은 여행을 자주 떠나고, 하루에 쓰는 여행 비용 또한 장기 여행자들 대비 높은 편입니다. 이런 단기 여행자들이 많아지는 추세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내가 마시고 싶은 술로 만든 칵테일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런던의 술집 B.Y.O.C.를 서울에서 즐겨보는 이벤트 B.Y.O.C. in Seoul. 모집 오픈 하루만에 추가 좌석까지 모두 마감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기자에게도 기회가 있으니, 대기자로 신청해주시면 자리가 생길 경우 바로 연락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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