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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 않아도 팔리는 잡지 – 샤오르즈

타이베이의 ‘샤오르즈(小日子)’는 팔지 않아도 팔리는 잡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잡지의 내용을 바꾼 것도, 잡지의 디자인을 혁신한 것도 아닙니다. 대신 잡지에 머무르지 않고, 매장을 열었습니다. 물론 매장을 연다고 해서 잡지가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샤오르즈는 잡지를 닮은 매장을 열어 잡지를 브랜딩하는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잡지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에 잡지로 머무를 수 있었던 샤오르즈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송로 버섯은 푸아그라, 캐비어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손꼽힙니다. 귀한 풍미만큼이나 채취하는 방법도 범상치 않습니다. 산 속이나 나무 기둥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버섯과 달리, 땅 속에서 자라는 송로 버섯은 사람이 눈으로 쉽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돼지’를 이용합니다. 의외로 돼지는 매우 민감한 후각을 갖고 있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샴푸 공방 – 미스터 헤어

비스포크(Bespoke)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원래는 맞춤 수트에 한정돼 쓰이던 용어였지만, 구두, 안경, 시계, 자동차 등 경계를 모르고 비스포크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비스포크 영역에서 확장된 패션 관련 제품이나 최고급 자동차까지도 비스포크 서비스가 어색하지 않은데, 마트에서 몇 천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샴푸에 비스포크 서비스를 더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하지만 타이베이에는 이 어색한 이 영역에서 기회를 찾고, 10년이 넘게 비즈니스를 이어 온 ‘미스터 헤어(Mr.hair)’가 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뉴욕의 니치 향수 브랜드 르 라보(Le labo)는 ‘여전히’ 니치합니다. 브랜드가 생긴지 10년이 훌쩍 넘었어도, 글로벌 코스메틱 그룹 에스티 로더(Estee Lauder)에 인수되어 덩치가 커졌어도, 니치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수많은 니치 브랜드들이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고급 기성품의

힙한 과학자의 편집숍 – 미스터 싸이 싸이언스 팩토리

알고 보면 더 재밌고, 알고 나면 더 알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과학도 그런 분야 중의 하나지만, 알기까지의 문턱이 높아 과학을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타이베이의 ‘미스터 싸이 싸이언스 팩토리(Mr.Sci Science Factory)’는 과학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과학을 만들어 내는 ‘원리’가 아닌 과학이 만들어 내는 ‘결과’를 조명합니다. 진기한 과학적 현상들을 활용한 제품들은 고객에게 신선한 재미로 다가옵니다. 장난기 가득한 과학자의 아지트 같은 장난감 가게, 미스터 싸이 싸이언스 팩토리가 말하는 과학은 어떤 모습일까요? 마블 스튜디오의 중심은 히어로들입니다. 아이언 맨, 닥터 스트레인지, 앤트맨 등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들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시리즈물에서 활약하며 마블의 세계관을 완성합니다. 아이언 맨은 엄청난 힘으로 혼자서

바텐더가 없는 칵테일 바 – 드래프트 랜드

틀을 깨면 업계가 진화합니다. 타이베이에는 칵테일 바의 틀을 깨고 칵테일 씬(Scene)에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 ‘드래프트 랜드(Draft Land)’가 있습니다. 드래프트 랜드는 칵테일 바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바텐더를 없앴습니다. 동시에 재료의 배합, 어려운 이름, 비싼 가격 등 칵테일과 고객 사이를 가로 막던 문제들까지 해소했습니다. 칵테일과 고객 간의 거리를 좁히자, 칵테일 바의 설 자리가 넓어집니다. 바텐더 없이도 칵테일 바의 비약을 이룬 드래프트 랜드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어두운 골목길의 커다란 철벽에는 간판도, 네온사인도 없습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9개의 점과 점을 잇는 반듯한 선만이 그려져 있습니다. 철벽과 문 틈 사이가 만들어 낸 경계선과 여닫이 문의 손잡이만이 어딘가로 들어가는 입구임을 나타냅니다. 호기심에 용기내어 손잡이를 당기면 완전히 다른

자고 갈 수 있는 편집숍 – 플레이 디자인 호텔

가구 편집숍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상식 밖의 이야기라 상상을 해야만 떠올릴 수 있는 이런 공간이 대만의 타이베이에 있습니다. 대만 디자인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플레이 디자인 호텔(Play design hotel)’ 이야기입니다. 100가지 이상의 대만 디자인 제품들로 채워져 있는 이 호텔은 객실을 쇼룸으로 활용하며 호텔이면서 동시에 가구 편집숍이 됩니다. 눈으로 구경하는 전시장이 아닌 몸으로 경험하는 호텔이기에 객실 곳곳에서 인상 깊은 인터랙션 디자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호텔과 편집숍의 경계를 허물고 호텔의 쓸모를 넓힌 플레이 디자인 호텔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고도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일시적이라도 제품을 소유하게 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그 제품을 소유하기 이전에 평가했던 가치보다 소유한

타깃이 없어 고객이 모이는 장난감 가게 – 우더풀 라이프

‘네버랜드’는 피터팬이 주인공인 연극, 소설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가공의 나라입니다. 네버랜드에서는 피터팬을 포함해 아이들이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곳이죠. 현실에서는 네버랜드에서처럼 흘러가는 시간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타이베이의 ‘우더풀 라이프(Wooderful Life)’에서는 흘러가는 시간을 잊을 수는 있습니다. 나무를 소재로 한 장난감, 소품 등을 만드는 우더풀 라이프의 매장에는 나이를 잊은 채 순수한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방법으로 매장을 꾸몄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넘버써티(no.30)’라는 라이프스타일 제품 브랜드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30이라는 숫자에는 예상 밖의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아연의 원자 번호 30에서 따온 것입니다. 넘버써티는 아연을 소재로 꽃병,

골목에 스타일을 만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 샤오치

바야흐로 라이프스타일의 시대입니다. 범람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은 모두의 일상에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찾기 이전에 ‘라이프스타일’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볼 일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즉 생활양식은 말 그대로 일상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누군가의 일상을 담는 양식이기 때문에 매일을 보내기에 편안해야 하고, 동시에 매일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타이베이의 ‘샤오치(Xiaoqi)’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진의를 살린 브랜드입니다. 작은 그릇 매장으로 시작한 샤오치는 안목으로 정체성을 만들고, 정체성을 기반으로 확장하고, 더 큰 확장을 위해서는 외부 역량을 활용합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정석을 보여 주는 듯합니다. 대만에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포문을 연 브랜드는 VVG입니다. VVG는 1999년에 타이베이의 동쪽 번화가 동취(東區)에서 ‘VVG 비스트로(VVG Bistro)’라는 이름의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첫 시작을 했습니다.

공책을 햇빛에 그을려 문구 마니아를 줄 세운 종이 가게 – 핀모량항

햇빛이 싹 틔우는 건 새싹만이 아닙니다. 타이베이의 ‘핀모량항(品墨良行, Pinmo Pure Store)’에서는 햇빛이 글자마저 피어나게 합니다. 글자가 피어나는 곳은 땅이 아니라 공책입니다. 핀모량항에서는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무지의 공책을 판매합니다. 겉보기에는 재생지로 만든 평범한 공책 같습니다. 하지만 공책을 햇빛에 놓아두면 자연스럽게 글자가 생겨납니다. 게다가 그 글자는 나만을 위한 특별한 것입니다. 이 공책의 신비함과 특별함에 반해 사람들이 핀모량항으로 모여 듭니다. 이 수수께끼 같은 공책은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대만의 유명 문구 블로거 타이거(Tiger)가 운영하는 지우샹호원쥐(直物生活文具, Plain Stationery & Homeware)는 문구 덕후들의 성지입니다. 문구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과한 디자인이나 기능을 가진 문구들은 배제하고, 문구의 본질을 살린 제품들을 큐레이션합니다. 소장가치가 있는 문구, 중고

잡지를 담아 잡지를 닮은 도서관 – 보븐

좋아하는 잡지가 있나요? 그렇다면 그 잡지의 모든 과월호를 갖고 계신가요? 전자에는 고개를 끄덕여도, 후자에는 고개를 가로 젓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관심사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양질의 정보를 담고 있어 매력적인 잡지지만, 모든 호를 구비하고 보관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잡지를 꾸준히 구독하는 사람들에게도 빛바랜 과월호들은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이베이에는 잡지 애호가들의 이런 애환을 시원하게 해소해 주는 잡지 도서관 ‘보븐(Boven)’이 있습니다. 게다가 보븐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 운영되는 많은 도서관들과 달리 유의미한 수익을 내는 매장입니다. 보븐은 과연 제품은 ‘잡지’, 비즈니스 모델은 ‘도서관’으로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을까요?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각 카테고리별로 손꼽히는 브랜드들만 입점해 있는 최고급 백화점의 한 층에 도서관이 들어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