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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이런 가방이라면 사시겠습니까?

  <퇴사준비생의 도쿄> 여행 프로그램 이후, 다음 목적지로 준비 중인 곳이 타이베이입니다. 타이베이는 도쿄만큼이나 거리도 가깝고, 인사이트가 담긴 매장들도 넘쳐납니다. 또한 ‘퇴사준비생의 여행’에서 소개한 브랜드들이 매력을 알아본 도시이기도 합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소개했던 츠타야가 해외 진출하면서 첫번째 도시로 선택한 곳이고, <퇴사준비생의 런던>에서 소개했던 시티즌M 호텔이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며 첫번째로 선택한 도시입니다. 마침 11월 말에 기업 대상의 여행 프로그램 수요가 있어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사전답사차 타이베이를 방문했습니다.     사전에 계획한 목적지를 다니면서 가는 길에 보이는 매장들을 호기심 있게 관찰하고 있었는데, 시선을 잡아끄는 매장을 발견했습니다. 종이에 그린 가방을 오려다가 걸어놓은 듯했는데, 가까이서 보면 물건을 넣을 수 있는 등 제기능을 하는 가방이었습니다. 브랜드명도

#52. 폰트 하나로 백화점이 바뀔 수 있을까?

  백화점이 다를 수 있을까요? 입점시킨 브랜드에 따라 백화점의 타깃이 달라지기도 하고, 멤버십이나 문화센터 등의 부가 서비스에 따라 백화점의 효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백화점들 간에 차이를 만들지만, 겉으로 보기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쇼핑에 밝은 사람이 아니라면 백화점은 거기서 거기처럼 보입니다.     백화점은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깬 건, 파리에서 만난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이었습니다.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이 백화점은 간판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보통의 백화점과 달리 파격적인 폰트로 백화점 브랜드를 입구에 걸어 놓았습니다. 폰트를 통해 백화점의 개성과 이미지를 표현한 정도로 생각했는데, 백화점에 들어서서 입점한 브랜드들을 보니 이 폰트가 백화점을 차별화시키는 핵심이었습니다.     백화점 내에 입점해 있는

#51. 이제 ‘퇴사준비생의 도쿄’를 ‘퇴사준비생의 여행’에서 만나보세요.

  ‘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까?’   간단해 보이지만 절박한 고민이었습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콘텐츠를 기획하고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했기에, 제작 기간 동안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트래블코드가 버틸 재간이 없었습니다. 투자를 받는 것도 방법이었지만, 투자자를 설득하는데 시간을 쓰는 대신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크라우드 펀딩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있었지만, 마음이 간 곳은 ‘퍼블리’였습니다. 때마침 퍼블리도 자체 기획한 콘텐츠를 펀딩받는 방식에서 탈피해 외부에서 기획한 콘텐츠를 크라우드 펀딩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려던 참이라 퍼블리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할 때였습니다. 다른 곳들보다

#50. 앞도 볼 수 있는 백미러

  10년 전 독일 뮌헨에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다니던 회사의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니다. 개인 여행이었다면 대중 교통을 타고 도심으로 이동했을텐데, 회사의 교통비 지원 정책에 따라 교육장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택시를 타러 택시 정류장 쪽으로 갔더니 흥미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검은색의 벤츠 E-class 택시 수십대가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범 택시 같이 고급 택시가 아니라 그냥 일반 택시였습니다. 벤츠의 나라 독일에 왔다는 생각이 들며 택시를 탔습니다.   외국에서 택시를 탈 때면 바가지를 쓰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는 편이라, 이번에도 미터기를 잘 누르고 출발하는지 미터기 숫자가 이상하게 변하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미터기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택시 미터기가

#49. 책도 주문 즉시 배달받아 볼 수 있다고요?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에서 소개하는 마지막 레스토랑은 ‘로봇 허’입니다. 서빙 로봇, 분류 로봇, 정리 로봇 등을 도입해 로봇 레스토랑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곳입니다. 이 로봇 레스토랑의 모회사인 ‘허마’ 그룹은 허마셴셩이라는 슈퍼마켓도 운영합니다. 허마셴셩은 3km 안에 있는 고객에게 30분 내로 배송하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신선식품을 포함해서 슈퍼마켓에서 파는 모든 제품을 30분 안에 배송해 가정에 냉장고가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빠른 배송이라는 명확한 컨셉을 바탕으로 2016년에 상하이 1호점을 오픈한 이후 3년 만에 100개 이상의 점포를 열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매장의 증가 속도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영향력입니다. 허마셴셩이 배달을 지원하는 3km 내의 권역이냐, 아니냐에 따라 부동산

#48. ‘뭘모아싫’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매장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의 독자분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체계적이고 정량적이진 않지만, 나름의 기준은 있습니다.   ‘다름’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에서 매장을 선정하는 기준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입니다. 업의 정의, 경영 철학, 매장 컨셉, 비즈니스 모델, 운영 방식, 디테일 등 무엇 하나라도 다르면 취재의 대상이 되고, 그 다름이 스토리텔링으로 풀릴 정도로 깊이가 있어야 최종적으로 콘텐츠화 됩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도시들은 한 권의 책으로 엮을 만큼 매장 수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취재를 본격적으로 하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조사와 분석의 한계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어떤 도시들은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지만, 다름을 추구하는 매장들이 넘쳐나 책에

#47.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를 출간합니다.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트래블코드에서 선보이는 세번째 책입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또는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읽으신 독자분들은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이 책은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콘텐츠의 구성 방식과 서술 방식이 동일합니다. 스핀오프 콘텐츠라 변형을 줄 수도 있는데, 의도적으로 기존의 방식을 유지했습니다. 여행지를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관찰하고 디코딩(Decoding)하는 방식 자체를 시그니처로 이어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와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핵심적인 차이는 도시별이 아니라 주제별로 엮었다는 점입니다.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는 하나의 도시에서 다양한 업종을 다뤘지만,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이하 뭘모아싫) 시리즈는 업종을 중심으로 여러 도시에서 발견한 사례를 담았습니다. 이번 책은 타이베이, 홍콩,

#46. 런던에서 버스 정류장을 거꾸로 배치한 이유는?

  런던은 랜드마크 부자인 도시입니다. 한 두 개의 랜드마크를 떠올리기도 어려운 보통의 도시들과 달리, 런던은 한 두 개를 선정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빅벤, 타워 브릿지, 세인트 폴 성당, 런던 탑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랜드마크는 물론이고, 런던 아이, 테이트 모던, 사드, 런던 시청 등 현대를 대표하는 건축물까지 런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넘쳐납니다. 그 뿐 아닙니다. 블랙캡 택시도, 빨간 공중전화 박스도, 빨간 2층 버스도, 지하철 역도 런던을 떠올리게 하는 오브제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런던을 여행하며 직간접적으로 마주칠 수 있는 자연스런 풍경들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이 중에서도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오브제가 있습니다. 바로 2층 버스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2층 버스를 운행하니 2층

#45. 몽블랑이 우주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이유

  한일 관계가 악화되기 전인 지난 6월 <퇴사준비생의 도쿄> 여행 프로그램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항상 들르는 곳 중에 하나인 100년 넘은 문구점 ‘이토야’를 갔었습니다. 이토야에서는 갈 때마다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이토야 3층의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3층은 만년필을 파는 층으로 한 쪽 코너에 ‘몽블랑’이 숍인숍 형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우주인을 전면에 내세운 몽블랑의 프로모션 포스터가 인상적이어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만년필 매장의 홍보에 우주인이 등장했다는 사실도 신선했지만, 이미지와 텍스트가 주는 메시지가 애틋했습니다. 그래서 한참 동안 포스터를 보고 있다가, 문득 궁금증이 하나 생겼습니다. ‘무중력에서도 쓸 수 있는 펜을 개발한 것도 아닐텐데, 몽블랑은 도대체 왜 우주인을 등장시켰을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44. 미술관에 보름달이 뜬다면

  25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린 전시회가 있습니다. 영국의 Royal Academy Summer Exhibition입니다. 아무리 예술 분야라 하더라도 250년이라는 시간동안 전쟁, 정쟁, 투쟁 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텐데, 어떻게 한 번도 빠짐없이 전시회를 열 수 있었을까요?   Summer Exhibition을 전통으로 만들려는 Royal Academy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 근간이었겠지만, 의지만으로 250년의 시간을 이겨 나가긴 쉽지 않습니다. Summer Exhibition에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Summer Exhibition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입니다. 관람객은 물론이고, 출품자에게도 제한이 없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부터 전시회에 처음 출품해보는 아티스트까지 참가 자격이 필요 없습니다. 그렇다고 전시회에 모든 출품작을 거는 건 아닙니다. 해마다 전시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있어 전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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